[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다이어트를 원하면 코를 막고 눈을 감으세요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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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9   |  발행일 2020-11-09 제14면   |  수정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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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늘 이맘때가 되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맛있어 보이고, 코를 자극하는 음식냄새가 더 유혹적입니다. 그래서 우린 그간 체중 조절을 위해 피했던 음식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폭식을 하게 됩니다. 늘어나는 뱃살만큼 후회도 커지고, 음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자신의 의지박약함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시간을 돌려 다시 음식 앞에 선다면 강한 의지로 그 음식들의 유혹을 모두 이겨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2020년 이스라엘 뇌과학자들이 'Neuroimage'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러분의 생각과는 달리 음식이 보이고 냄새가 난다면 다시금 그 유혹에 빠져 폭식을 하고 결국 체중조절에 실패할 것이라 말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여러분의 다이어트 실패는 여러분 의지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여러분의 몸이 반응하는 시각과 후각 반응, 즉 음식을 보면 먹고 싶어지고 냄새를 맡으면 배고파지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 합니다.

이스라엘 벤구리언대 Gidon Levakov 교수 연구진은 92명의 과체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을 아우른 체중 조절로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였는데, 먼저 뇌의 기능성 연결과 체중 조절 사이의 상관성에 주목하였습니다. 그간 많은 인간 행동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중 조절 노력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간의 의지력이라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의 뇌 기능성 연결 연구에 따르면 체중 조절은 단순히 의지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 위 활동에 관련된 뇌 속 네트워크가 발견되었는데, 이번에 연구진은 뇌의 기능성 연결 패턴을 기반으로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는 위 활동에 관련된 뇌 속 서브네트워크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서브네트워크가 체중조절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서브네트워크는 인간의 의지력 등에 관련된 뇌의 고등 영역보다는 음식을 보고 냄새를 감지하는 기본 감각 영역과 더 밀접하게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영역은 시각 피질의 한 부분임도 아울러 밝혔습니다. 즉 시각적 정보가 사람이 먹는 것을 촉발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죠.

결국 이 연구결과는 음식을 보고 냄새를 맡는 신경 반응이 증가한 사람들이 과식을 하게 되고 결국 살이 찐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즉 이 연구는 정말 체중조절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음식이 보이면 바로 눈을 감고 코를 막는 것이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을 높여준다는 것이죠.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맛있으면 0칼로리'란 말처럼 음식조절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적당히 즐겁게 식사를 하고 식후 운동으로 근육도 키우며 건강한 가을을 즐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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