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수능시험은 멘탈 싸움이다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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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3 08:09  |  수정 2020-11-23 08:19  |  발행일 2020-11-23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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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어수선한 팬데믹 상황으로 올 한해가 금방 지나간 것 같아 아쉬움이 클 것으로 여겨진다. 수험생활 동안 비록 아쉽고 부족한 마음이 들더라도 힘들고 지친 자신에게 스스로 고생했다고 격려하고 칭찬해보자. 수능시험은 멘탈 관리, 즉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그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 수능 시험을 치고 있는 중이라고 상상을 해보자. 아직 절반도 풀지 못했고 평소보다 긴장한 탓인지 시간도 더 걸린 것 같다. 그런데 문제 하나가 막힌다. 처음 보는 유형이고 도대체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를 모르겠다. 갑자기 머리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다시 봐도 모르겠다. 손에 땀이 잡히고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다들 알다시피 일단 넘어가는 것이다. 지금 안 풀리는 문제에 매달리지 말고 그다음에 있는,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지금 막히는 문제를 많은 시간을 걸려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능은 정해진 시간에 누가 더 많은 문제를 맞히느냐로 점수를 매긴다.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 지금 막히는 어려운 문제를 많은 시간을 투자해 풀기보다 그 시간에 풀 수 있는 문제들을 하나라도 더 푸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익이다.

둘째, 지금 내가 어려워하는 문제는 나만 이렇게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나와 비슷한 실력의, 즉 비슷한 등급의 학생들은 대부분 어려워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보다 한두 등급 이상의 학생들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을 신경 쓰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의미 없는 자존심일 뿐이다. 비슷한 실력이면 똑같이 어렵다. 그렇다면 누가 이 늪 같은 문제에 발목이 빠지지 않고 넘어가서 풀 수 있는 문제를 빨리 찾고 많이 해결하느냐가 경쟁자들 사이의 점수 차이를 만들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도 그 늪 같은 문제에 매달리거나 혹은 그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사실에 멘탈이 흔들리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수능과 같은 큰 시험에서는 더 그렇다.

이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이전까지 모르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없다. 시험을 치기 전 이미 실력은 정해졌다. 시험은 그 정해진 실력을 얼마나 제대로 발휘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오로지 맞고 틀린 것에만 집중하게 되면 이후의 문제들을 풀 에너지를 잃고, 이후 시간에 이어질 과목들에도 영향을 끼친다.

안 풀리는 것은 일단 넘어가라. 나만 모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어려우면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어려워할 거다. 실력은 이미 정해졌지만, 아직 점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 점수는 누가 더 강한 멘탈로 시험에 임하느냐에 달렸다.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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