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세상보기] 백수 어르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양은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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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30   |  발행일 2020-12-02 제11면   |  수정 2020-11-30
양은주시민기자
양은주 시민기자

대구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한 100세를 앞둔 두 분의 어르신을 위한 축하연이 지난달 26일 대구 중앙컨벤션웨딩에서 열렸다.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는 지난 10년 동안 가정의 소중함을 전하고 효 문화 실천을 통해 '어르신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백수(白壽)를 맞이하는 대구지역 어르신을 모시고 매년 '백수 어르신 초청축하연'을 개최해 그동안 약 80여 분의 어르신과 그 가족들께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선물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과 참여 어르신들의 건강을 고려해 서구 거주 김연심 어르신(93, 서구 원대동)과 문공연 어르신(93, 서구 원대동) 두 분만 모시는 것으로 축소했다.

백수 어르신 축하연을 통해 효의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예로부터 경로효친사상은 부모님께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 미풍양속이다. 그러나 오늘날 그 본질이 많이 퇴색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더불어 장수(長壽)에 대한 우리 개인과 사회적 인식 그리고 제도적 점검 등 주위를 한번 돌아보게 했다.

인간에게 오래 살고 싶은 마음보다 더 근원적인 욕망이 있을까? 이러한 점에서 장수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가장 큰 소원이다. 장수를 위한 개인과 사회적 노력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어 100세까지의 생존 가능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세계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우리나라는 2026년이 되면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사회 곳곳에는 시니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가 발전하고 있으며, "인생은 70부터"라는 말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장수가 과연 축복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기도 하고, 생명 연장에 대한 논쟁들도 볼 수 있다.

노후 생활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황혼의 해변을 인생의 반려자와 손을 잡고 여유롭게 걸어가는 행복한 장면을 떠올리거나, 온 가족이 모여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웃고 떠드는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60세 이후 긴 여생을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네 종류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 다양한 만성 질병으로 타인의 돌봄을 받으면서 오래 살아가야 하는 어려움, 할 일이나 역할이 없는 어려움, 가족 · 이웃 · 친구와 같이 정을 나누고 즐길 기회가 줄어들어 소외감과 고독감이 깊어지고 자존감도 손상되는 어려움이다. 이 네 가지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면 장수하는 것은 축복임이 틀림없다.

그렇다. 노년이란 지나온 시간의 축적이고 결과의 열매이다. 멋진 노년은 인생의 전 여정을 바르고 진솔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주는 특별 선물이다. 고령화 사회에서의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정년을 연장하여 계속해서 일자리를 제공한다든지, 노년층의 경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정비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활기찬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적 자금 마련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노년을 위해 체계적인 준비를 하도록 하자.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모든 노인층의 삶의 질이 더욱 풍부해지고, 노년을 잘 이해하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땀과 눈물, 희생으로 살아오신 모든 어르신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양은주 시민기자 yej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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