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기자] 경북 성주군 가천면 신계리 곶감말리는풍경 '추억이 주렁주렁'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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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08   |  발행일 2020-12-09 제11면   |  수정 2020-12-09
곶감만들기
경북 성주군 가천면 신계리의 한 노부부 집 처마에서 곶감용 감이 건조되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농촌에서는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껍질 벗은 감들이 따뜻한 햇볕을 받아 진홍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저마다 고운 빛깔을 머금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곶감이 되어가는 모양이 장관을 이룬다. 경북 성주군 가천면 신계리 노부부의 집 처마 밑 시렁에도 곶감이 만들어 지고 있다.

옛날 방식은 아니지만 지금도 농촌에서는 곶감 말리는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일일이 칼로 깎던 곶감은 야채 칼 같은 것으로 돌려 깎아 훨씬 편리해졌다. 감을 끼워 넣던 싸리나무 대신 공장에서 만들어진 플라스틱 곶감 걸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의 농촌 전통가옥에는 감나무 한두 그루 정도는 심겨 있었다.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곶감을 얻을 수 있어 우리와 친숙한 과일이다. 속살을 드러내고 건조에 들어간 감은 큰 일교차와 찬바람에 맡겨 자연의 힘으로 진정한 곶감으로 변신하게 된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어머니가 벽장 깊숙한 곳이나 장독대에서 꺼내 주었던 추억의 곶감. 달달하고 쫀득한 겨울철 별미다. 눈 내리는 겨울밤 온 가족이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먹던 정겨운 간식이다. 문득 곶감을 떠올리니 자식 사랑이 달달한 곶감만큼이나 각별했던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워진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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