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백금화 자원봉사자 "나눔과 섬김,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 양은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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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13   |  발행일 2020-12-16 제11면   |  수정 2020-12-16
백금화
백금화씨가 지난 2018년 대구 북구 상반기 자원봉사 유공자 표창장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대학 졸업 후 매일 봉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백금화(58)씨.

화학과를 졸업하던 해, 음악학원을 하던 친언니가 이민 가면서 그 운영을 넘겨받았다. 피아노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 백씨는 관할 주민센터에서 편모가정이나 조손가정의 아이들을 소개받아 무료로 가르치면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그녀는 학원 음악 발표회도 색다르게 했다. 핸드벨, 실로폰 등 이동 가능한 악기를 가지고 양로원을 찾아가 어르신들과 합주하며 악기연주를 가르쳐 드리기도 하고, 음식도 대접했다. 아이들에게 음악적 기술 외에 어른에 대한 공경심, 이웃에 대한 배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통한 봉사를 꾸준히 해왔지만, IMF 때 17년간 운영했던 학원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르신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좋고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대구 가톨릭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석사학위를 받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즐거운 봉사를 하기 위해 민요와 장구도 배웠다.

봉사 경험을 살려 직접 시설을 운영해 보면 어떻겠냐는 주위 권유도 많이 받지만, 복지시설을 사업적으로 접근한다든지 이윤 때문에 자금을 편법으로 운영하는 경우를 종종 보면서 "욕심에 눈멀지 말자. 대신에 수입의 10%는 무조건 봉사에 쓰자"라는 나름의 엄격한 가치관을 세웠다고 한다.

그동안의 봉사를 되돌아보며, 몇 해 전 대보름날 어르신들과 한복 패션쇼를 하고 뒤풀이로 강강술래를 했던 때가 참 즐거웠다고 회상한다. 어르신들께 학사모 촬영을 해드렸던 일도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한복을 입혀드리고 프로필 사진을 찍어드리는 "내 생에 최고 봉사단" 활동은 최근에 가장 멋지고 보람 있는 봉사활동으로 꼽는다.

백씨의 자원봉사 활동은 다양하다. 아름다운 가게 나눔 위원 및 활동 천사, 안전 생활 실천 연합 시민단체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도우미, 음악공연과 환경미화, 결손가정 어린이 음악 지도 봉사, 다문화가정 가족 사진 봉사, 어르신 프로필 사진 봉사, 각종 단체 후원 물품과 후원금 지원, 쌀 나누기 차량 봉사, 베트남 집짓기 봉사, 일본 후쿠오카시 화단 가꾸기 봉사, 자장면 한 그릇 나누기 정기후원 등 봉사활동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봉사란 뭘까요?"라는 질문에 "뭐 있습니꺼, 내 가진 것 남 좀 나누어주고 내 할 수 있는 것 남 좀 해주는 거, 그거 아니겠습니꺼. 저를 낮추고 늘 배운다는 자세로 매사에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려고 합니더"라며 그녀 특유의 까르르 호탕한 함박웃음을 짓는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봉사활동이 힘들었던 해인 동시에 가장 봉사와 나눔이 필요했던 해이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와 경의를 보낸다.
양은주 시민기자 yej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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