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반짇고리문학회, 코로나로 봉인된 일상의 늪서 연꽃 같은 시어를 건지다

  • 천윤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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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14   |  발행일 2020-12-16 제11면   |  수정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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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여류시인 문학단체인 반짇고리문학회 회원들이 '주파수를 맞추다'를 출판하고 조촐한 모임을 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 반짇고리문학회도 지난해 12월 이후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시심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기다렸습니다."

대구지역 여성 시인 모임인 '반짇고리문학회'의 회원들이 최근 열네 번째 시집 '주파수를 맞추다'를 펴내고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회원들은 "코로나가 끝나기를 기다렸지만 쉬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낼 수가 없어 시를 쓰고 시집을 냈다"며 "회원들만 모여 자축하며 조용히 자작시를 읽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여영희 '찰나', 유가형 '벌떼처럼', 이금선 '기도', 이선영 '케모마일 그 한 잔', 이정애 '희망에게(아들)', 함명숙 '두려움이 어둠을 몰고 온다', 황여정 '등을 내어 주다', 권대자 '비슬산 진달래', 김분옥 '오늘, 오 이런 축제 ', 류호숙 '본래 내 것은 없었다', 박고을 '빗접', 박복조 '가을 별', 신구자 '그렇소마소' 등 회원 13명은 이번 시집에서 각각 네 편의 시를 실었다. 또 구석본(저꽃)·김성춘(某月某日) 두 시인의 초대작품도 함께 담았다.

회원들은 한 해 동안 나름의 성과도 이뤘다. 박복조·김분옥 회원은 제14회 경맥가족문학상을, 권대자 회원은 오늘의 작가상을, 박고을 회원은 흑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또 유가형 회원은 첫 동시집을 출간하고, 이정애 회원은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황여정 회장은 "일상이 봉인된 늪에서 건져 올린 연꽃 같은 시어들을 묶어 제 14집을 발간하게 돼 기쁘다. 면벽참선 같은 날들을 지내면서 만족한 시어를 건지기 위한 불면의 고통 뒤에 느끼는 기쁨"이라고 했다. 이금선 총무는 "시는 결국 삶의 문자적 표현이기에 여성의 삶을 받짇고리에 담아내려고 했다. 생각과 느낌이 다른 저마다의 색깔로 시의 옷을 지었다"고 말했다.

한편 받짇고리문학회는 2007년 대구지역 시인 7명이 뜻을 모아 결성한 여류시인 문학단체다. 작가 미상의 우리 고전 수필 '규중칠우쟁론기'를 생각하며 '반짇고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현재 60~80대 13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해마다 동인지를 펴내고 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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