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의 소소한 패션 히스토리] 코트(Coat)

  • 유선태
  • |
  • 입력 2020-12-18   |  발행일 2020-12-18 제37면   |  수정 2020-12-18
19C 군인의 방한복…여유있게 툭 걸치니 연말 패셔니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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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벨트로 연출한 포근하고 따뜻한 코쿤 스타일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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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드 스타일로 착용해 몸을 보호해주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여유로운 박스형 실루엣은 이번 시즌 코트의 선택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다.

레이어링과 편안함은 올 겨울시즌 패션의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홈패션 스타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아이템들이 집중적으로 등장하고, 디자이너들은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그중 코트와 재킷은 레이어링과 시즌리스 트렌드를 중심으로 점점 더 하나로 통합되고, 특히나 코트·스웨터와 블라우스를 비롯한 탑 품목의 증가에 영향을 받아 품목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위기의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보호감을 주는 옷을 찾는 경향이 있다. 레이어드 스타일로 착용해 몸을 보호해주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한 효과를 주는 여유로운 박스형 실루엣을 강조한 코트는 이번 겨울에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아이템이다.

코트(Coat)의 사전적 의미는 추위를 막기 위해 겉옷 위에 입는 옷으로 오버코트(Overcoat)라고도 하는데, 양복의 상의 또는 여성이나 아동용의 긴 상의나 외투를 말하며, 오늘날에는 격식을 갖춘 외투의 총칭으로 사용된다. 코트라는 옷의 형식은 추운 지역에서 동물의 털을 보온용으로 몸에 걸친 것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코트의 원시적 형태는 무릎까지 오는 튜닉 형태로 고대 서아시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로마시대의 코트는 주로 군인이 착용한 망토 형식이 중세 말기까지 외출용으로 입혀졌는데 차츰 소매가 붙은 재킷 형태로 변화해 갔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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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왕 요한 3 세의 아내 캐서린이 로브위에 입은 코트.

패션의 역사에서 코트라는 명칭의 등장은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다. 중세시대 튜닉형 원피스드레스인 꼬뜨(Cotte)나 코타르디(Cotehardie) 위에 입었던 우플랑드(Houppelande)와 쉬르코(Surcot)가 르네상스로 접어들면서 변형된 것으로, 당시는 남녀공용이었다. 당시 코트는 프런트 오프닝 형식으로 상체는 넉넉히 맞고 허리부터 스커트 부분은 풍성한 실루엣을 이루고 있었다. 소매의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아 짧은 퍼프(Puff) 소매, 패드를 넣지 않고 소매 끝으로 갈수록 넓은 깔때기 모양의 소매 등이 많이 애용되었고 아예 소매가 없는 것도 많았다. 앞의 오프닝에는 화려한 디테일이 달리기도 했으며 앞트임의 절반 내지 전부를 열어 놓아 안에 입은 로브를 자랑하기도 했다.


15C 남녀 구분없이 걸쳤던 옷
군복·男정장·여성복으로 진화
현재는 격식 갖춘 외투의 총칭

올해는 여유로운 실루엣 특징
파워숄더에 벨트로 포인트 줘
스포티한 감각 패딩제품 눈길



앞이 트이는 형식은 동양의 영향으로 남자 옷은 14세기, 여자 옷은 15세기부터 외투에 출현하게 된다. 앞트임과 함께 도입된 단추 역시 남자 옷에서는 일반적으로 편리하게 사용되었으나, 여자 옷에서는 19세기에 이르러 투피스 형식의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상의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코트가 지금과 같은 현대적인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이며 주로 남성복으로 입혀졌다가 여성복에 도입되었다. 19세기 프랑스 왕정복고시대에 유행했던 정장인 프록 코트(Frock Coat)에서 발전되어, 프로이센 군대를 위시한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말까지 유럽의 군대에서는 모직 튜닉과 롱 코트를 군복으로 사용했다. 남성 복식에서 격식을 차리고자 할 때 정석으로 보통 추울 때 정장 위에 입는 경우가 많았다.

19세기 후반부터 여성의 활동범위가 넓어진 것과 함께 20세기에 여성코트를 중심으로 변화해 갔으며, 이와 함께 기능 중심의 착장에서 벗어나 기능과 디자인 등의 변화를 통해 여성복에도 영향을 주며 외출복으로 일반화되기에 이른다.

코트는 본래 보온과 방한용도의 실용적인 아이템이기 때문에 두꺼운 소재의 사용이 일반적이지만,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유행의 변화가 크지 않은 코트의 경우 여러 해 동안 착용해야 하고, 보온성·통기성 및 외관상의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보온성을 고려했을 때 되도록 많은 양의 공기를 포함한 소재가 좋다. 그래서 울이나 캐시미어는 겨울 코트에 제격인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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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이고 스포티한 소재와 섬세한 퀼팅으로 멋을 더한 패딩 코트는 한층 가벼운 실루엣으로 돌아왔다.

방한용 코트에는 두텁고 볼륨감이 있고, 소프트한 감각의 소재가 많이 사용되며, 고급스러운 착용감을 위해서 울이나 울 혼방의 사용이 흔하다. 그 밖에 가죽, 모피, 편물, 패딩 등도 다양하게 코트 디자인에 활용될 수 있다.

코트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울(Wool), 모직물에는 크게 소모직물(Worsted fabric)과 방모직물(Woolen fabric)로 분류된다. 소모직물은 워스티드라고도 하는데 이는 영국의 한 도시인 워스티드에서 만든 모직물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직물은 밖으로 나온 털이 적어서 표면이 매끄럽고 두께는 중간 정도에서 얇은 것이 많다. 개버딘, 도스킨, 캐시미어, 베네치안, 선클로스, 샤크 스킨, 헤링본, 아문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방보직물은 방모사 또는 여기에 다른 실을 섞어서 짠 모직물로 보풀이 길어 방한 효과가 높다. 멜톤, 트위드, 플라노, 색스니, 모서, 사기 등 헤비한 감각의 천이 많다.

소재의 두께감이나 터치감은 스타일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예를 들면 캐시미어는 광택이 있고, 매끄러우며, 부드럽기 때문에 페미닌한 느낌을 주지만 알파카는 만져보면 부드럽더라도 보기에 거칠기 때문에 상당히 매니시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올겨울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추운 겨울이 예상되면서 울 소재 이외에도 보다 실용적이고 스포티한 감각의 코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가운데 거위털이나 신슐레이트(Thinsulate) 소재를 이용한 패딩 코트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장식을 줄인 미니멀한 감각의 디자인과 오랫동안 애용할 수 있고 활용도가 뛰어난 코트 아이템을 선택하였다면 셀프 벨트를 사용해 박스형 실루엣에 포근하게 감싸주는 코쿤 효과를 주거나, 클래식 파워 숄더로 멋을 부리고 연말 분위기를 조금 즐기며 한 컷의 사진으로 소통해 보자.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 참고자료

△2020 FW 런웨이 데이터 분석_ wgsn.com △여성용 오버 코트(Over Coat) 디자인에 관한 감성공학적 연구_김미경(학위논문, 2004) △wgsn.com △google.com △pinterest.com △위키백과: 코트(c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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