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동구 평광마을 효자 강순항의 전설 속 용바위 찾았다.

  • 박태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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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14   |  발행일 2020-12-16 제11면   |  수정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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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 평광동 입구 용 바위. 오른쪽 위로 길게 드리운 바위가 용의 머리와 몸통처럼 보인다.

"이곳이 마을사람들이 말하는 용 바위입니다. 저 건너 길게 연결된 바위가 용의 몸통이고 맨 왼쪽 앞이 용머리부분입니다."

대구 동구 평광마을 주민 강오상(62세)씨가 가리킨 계곡 건너편 암벽을 보니 과연 용의 머리와 몸통 같이 보였다. 드디어 효자 강순항의 전설 속 용 바위를 찾아 낸 것이다.

기자가 용 바위를 찾아다닌 지 수차례, 제주도 용 바위를 의식하다보니 마을 앞 계곡을 몇 차례 다녀 봐도 찾을 수는 없었다. 그것은 효자 강순항(姜順恒)의 전설 속 현장을 찾고자 함이었다.

강순항은 1745년 (영조21년)에 대구 동구 평광동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전설 같은 그의 효행은 아직도 구전이나 책으로 전해 내려온다. 1982년 대구직할시 문화공보실에서 펴낸 책 '대구의 향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그 다음해 겨울, 오랜 병상의 아버지가 이번에는 물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다. 순항은 두말없이 낚싯대를 들고 마을 앞개울로 갔다. 얼음구멍을 내고 낚싯대를 드리워 보리라는 생각이었다. 강바람은 살을 에이 듯 불어 왔으나 순항은 개의치 않고 동네입구 용 바위 밑에 두껍게 언 얼음을 깨자 한자가 넘는 잉어가 제풀에 뛰어 올라 얼음판 에서 퍼덕인다.'

그 외에도 또 있다. 어느해 여름, 아버지가 이번엔 쇠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다. 순항은 장작을 한 짐 그득히 지고 20리가 넘는 해안장터에 나가서 쇠고기 한 근과 바꾸어 숨이 턱턱 막히는 산길을 돌아왔다. 그러다가 날씨가 너무 더워 도동 향산 아래 계곡에 땀을 씻기 위해 잠시 내려간 순간 검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서 쇠고기를 물고 날아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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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항이 땀을 씻기 위해 내려선 향산 아래 계곡, 검독수리가 왔던 곳이다.


낙담한 순항이 저물녘에 빈손으로 집에 돌아오니 쇠고기 국 냄새가 풍겨왔다. 놀라 뛰어 들어가 아내에게 물어 보니 검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쇠고기를 마당에 떨어뜨리고 가더라는 것이다.

기자는 순항의 전설 속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평광을 몇 차례 찾았다. 검독수리가 나타난 향산은 도동 측백나무 숲이 있는 곳이라 쉽게 찾았으나 잉어를 잡은 용 바위는 찾지 못했다. 그것을 이번에 찾은 것이다. 그곳은 도동에서 평광으로 오는 중 통과 하는 평광터널 끝에서 우측 계곡을 보면 바로 볼 수 있다. 건너편 절벽이 길고 큰 용처럼 뻗어 있다. 전설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그곳을 지나 평광마을 입구로 가면 강순항 나무로 명명된 200년 된 왕 버들이 서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효자 강순항 정려각도 있다.

글·사진=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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