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소리꾼 강연분씨, 50대에 민요 입문…창작 음반 '봉화아리랑' 발매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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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16 08:09  |  수정 2020-12-16 08:12  |  발행일 2020-12-16 제17면
일하던 중 노래하며 새 활력
봉화아리랑소리보존회 설립
지역 정서·여성의 삶 녹여내

봉화아리랑(강연분)-1

봉화지역 늦깎이 소리꾼 강연분(62·사진)씨가 봉화지역의 정서를 노래한 '봉화아리랑'을 창작하고 음반을 발매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 국화농원 '국태' 대표로 20여 년째 국화를 재배해 온 강씨는 늦은 나이에 우리 민요에 푹 빠져 봉화의 정서를 아리랑에 담아 첫 창작 음반까지 발매했다.

강씨는 "뙤약볕 아래 종일 국화밭에서 일하고 나면 저녁에는 몸이 녹초가 되지만, 우리 민요 한 곡조 부르다 보면 어느새 삶의 활력을 느끼게 된다"며 "본격적으로 우리 민요를 노래한 것은 10여 년 전으로, 더 미루면 하고 싶은 것을 못 할 것 같아 주변 선생님들을 찾아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독학으로 민요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씨의 우리 가락에 대한 열정과 도전은 지역의 크고 작은 노래자랑대회에서 끼를 발산하는 기회로 이어졌고, 올핸 봉화의 소리를 연구하는 모임인 '봉화아리랑소리보존회'를 설립해 창작 음반까지 녹음하게 됐다.

지난달 <사>한국음반저작권협회에 등록을 마친 '봉화아리랑'은 6분40초 길이의 노래로 10개의 본 곡과 1개의 후렴으로 구성됐으며, 서도소리 이수자 곽동현씨가 작곡하고, 단국대 국문학 석사 강정모씨와 문학인 이인우씨가 공동작사했다.

1절부터 6절까지는 봉화의 아름다운 자연과 만물을 극찬하는 곡으로, 봉화를 대표하는 청량산과 대한민국 10대 정자에 손꼽히는 청암정, 과거 궁궐 건축에 애용된 소나무의 제왕 춘양목 등을 아름다운 가사와 선율로 소개하고 있다.

또 7절부터 12절까지는 임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했으며, 자녀를 키우는 지혜로운 어머니, 남편을 내조하며 살림을 하는 현모양처, 나라가 어려울 땐 국난극복에 앞장서는 강인한 여성으로의 삶을 슬프고도 아련한 당시 봉화 여성의 애틋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강연분씨는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정서에 맞는 아리랑이 발굴돼 전승되고 있는데, 봉화지역에는 우수한 자연과 문화가 있음에도 이를 노래한 아리랑이 없어 아쉬웠다"며 "봉화아리랑을 통해 전통과 문화의 옛것을 노래로 승화시켜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봉화의 정서와 삶을 이해하고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고, 앞으로도 봉화의 소리를 찾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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