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겨울철 무릎관절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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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29 08:15  |  수정 2020-12-29 08:23  |  발행일 2020-12-29 제17면
"추우면 더 아픈 무릎, 외출 후엔 온찜질 효과"
손상연골 재생 안돼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 진행
다리 O자 형태 등 심하게 변형땐 '인공관절' 필요
개인 맞춤형수술 개발로 부작용·합병증 걱정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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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밤마다 관절 마디가 쑤셔서 잠을 못 주무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우리 몸의 관절과 근육, 인대, 혈관 같은 조직은 기온에 매우 민감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인대, 관절, 근육 등이 경직되면서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통증이 나타나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탓에 만약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추운 날씨로 인해 겨울철에 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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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우리들병원 박병원 부원장
◆초기 관절염, 보존적 치료로 완화

무릎은 다리 가운데에서 굽혔다 펴는 동작을 가장 많이 하는 부위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굽혔다 펴는 것을 반복하면서 우리 몸의 거의 모든 무게를 지탱하기 때문에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크고 외부 충격에도 여러 가지 관절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무릎 관절은 연골, 연골판, 인대로 이뤄져 있다. 연골은 관절을 움직일 때 마찰을 줄여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연골판은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한번 손상된 연골은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그냥 방치할 경우 지속적인 통증은 물론 손상 부위가 커지고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돼 큰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무릎이 시리고 차가운 느낌이 나며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린다. 쉬면 통증이 없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걷거나 앉고 설 때 우두둑 소리가 나며 통증이 유발된다. 초기 관절염의 경우에는 약물치료, 연골주사치료와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충분히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또 무릎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겨울철에 관절과 신체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온찜질을 하거나 무릎 담요 등을 활용해 항상 따뜻하게 보호할 경우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그런 만큼 외출한 후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반신욕, 족욕 등을 통해 굳어있는 관절을 이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꽤 진행된 중기의 경우라면 관절내시경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내시경은 최신의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된 관절경을 삽입해 손상 부위를 진단하며 동시에 치료하는 방법이다. 수술 상처가 적어 입원기간을 단축시키면서 재활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 우리들병원 박병원 부원장은 "관절염 중기라면 연골 손상이 많이 진행돼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무릎 부종도 심하게 나타나고 양반다리와 같은 특정 자세를 취하기 어려워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단, 관절경적 치료는 경험과 술기가 요구되기 때문에 숙련된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심해지면 인공관절 수술 고민해야

무릎 연골 손상이 말기까지 이르게 되면, 무릎이 끊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다.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되지 않으면서 다리가 'O'자 형태로 심하게 변형된 경우라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그 위치에 특수금속 및 플라스틱 재질의 인공관절을 삽입해 통증을 없애고 자유로운 활동을 도와주는 수술이다.

박병원 부원장은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공관절 수술도 경험이 많은 정형외과 전문의가 수술할 경우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이 개발돼 과거 수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술과정이 정밀해진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전했다.

허벅지뼈에 보철하듯이 인공관절을 씌우고 종아리뼈에도 인공관절을 덮어서 뼈를 보호하며 그사이에 특수제재의 플라스틱 연골을 넣어서 뼈가 맞닿지 않고 통증 없이 관절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무릎연골의 일부만 닳은 경우에는 정상 구조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손상된 부위만을 부분 인공 관절로 대체한다.

무릎관절 내 연골은 자연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릎 관절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평소 생활 습관과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산소와 근력강화 운동은 관절 주위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체중을 줄여 관절로 가는 하중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또 걷기와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같이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근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또 걷기가 무릎에 좋지 않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걷기는 달리기와 달리 무릎관절에 저충격 운동으로, 일반적인 산책로를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며 규칙적으로 걷는 것은 좋다. 다만, 바닥이 불규칙하거나 심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을 걷는 것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운동과 더불어 무릎 관절 지키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휴식이다. 무릎 관절에 지속적인 과부하가 가해지면 관절의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판 등의 손상으로 관절염이 시작된다. 이런 손상들이 장기간 지속되면 뼈 자체에도 변성이 진행되어 관절의 변형 및 운동제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릎을 사용하지 않고 쉬도록 해줄 필요도 있다.

박 부원장은 "관절염 환자가 피해야 할 자세는 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 관절이 과하게 굴곡되는 것이다. 직업적인 이유로 이러한 자세를 피할 수 없다면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면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무릎에 이상이 있을 경우 제때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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