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배정순(경북대 외래교수)...달인의 품격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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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3   |  발행일 2021-01-04 제32면   |  수정 202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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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순 경북대 외래교수/ 한국청소년상담학회 정책개발위원장

SBS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달인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돈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것과 일부러라도 더 힘든 방법을 택한다는 것이다.


재료부터 만드는 방법까지 기상천외한 재료와 방법을 쓴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혀를 내두를만큼 특별하다. 그런데 이런 귀한 비법을 온천하에 공개해도 될까 싶기도 하지만, 알아도 그걸 따라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고단한 일이기에 쉽게 흉내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유는 하나, 최선과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들의 내공은? 박사 아니 석학급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와, 삶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감동적이다. 일에 대한 전문성, 사람에 대한 애정과 존중. 최선과 최고임에도 가장 낮은 자세의 겸손함까지 갖추었다.


그들은 삶을 관통하는 인생 철학, 직업 윤리를 가지고 있다. 투박한 듯 내뱉는 사소한 말들에서 놀라운 통찰을 담고 있다.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이 있다. 어떻게 그들의 삶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수 있울까. 논문과 박사학위는 없지만 그들의 삶은 이미 그 위에 존재하고 있다. 


달인, 전문가란 무엇인가? 전문가는 한 분야에 대해 그 어떤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적이 있다. 생활의 달인, 그들이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달인들의 인생에 대한 진지한 자세,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건강, 감동을 전해준다. 우리사회 어떤 전문가가 이들 만큼의 감동을 전해줄수 있을 것인가. 


가장 낮은 자세로, 세상 모든것에 대해 머리를 숙이는 그 겸허함. 최선을 다하는 열정, 우직함과 정직, 그 아름다운 마음이 고단한 올 한해를 견디게 해준것은 아닐까. 어떤 이들이 영웅이의 트롯 때문에 산다고 한다. 또 누구는 달인의 그것이 우리를 웃게하고 살게 한다고 한다.
잘산 삶은 한편의 예술작품 보다 아름답다고 배웠던 교과서 한구절이 떠오른다. 이들이 이루어낸 것들, 이들의 자세, 이들의 삶이야 말로 감동적인 한편의 예술이 아니던가. 


희망은 가장 절망의 순간에 필요하고 빛은 칡흙같은 어둠속에서 필요하다. 그들은 가장 힘든 순간, 고통의 시간을 열정과 정직으로 지켜낸 사람들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항상 바른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렇기에 그자체로 놀랍고 또 위대하다.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정직과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곧 직업윤리이며, 삶을 살아가는 철학이다. 새해를 맞으며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겸손하게 또 정직하게, 자신의 직업윤리를 지키며, 삶의 철학을 만들고 있는 지 물어볼 일이다.


배정순<경북대 외래교수·한국청소년상담학회 정책개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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