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레이더] 다시 불타오르는 철강 산업 금리인상 등 변수 유념해야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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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6   |  발행일 2021-01-26 제14면   |  수정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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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

지난해 3~4월은 철강 산업에도 충격적인 시기였다. 코로나19 급속 확산과 각국의 셧다운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는 급격히 감소했고,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 역시 창사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충격적이었던 시절로부터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근래 상품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던 2008년이 연상될 정도로 철강·비철금속 가격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는 꺼져가던 철강·비철금속 업황을 다시 한 번 타오르게 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던 것이다.

명목금리 상승 폭 대비 기대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시장은 '마이너스' 실질 금리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여기에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쌍둥이 적자 확대로 미국 달러는 지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 마이너스 실질 금리, 그리고 달러 약세'는 철강과 비철금속과 같은 상품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지난해 11월 초 백신 개발 소식이 상품 가격에 불을 더 지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개발된 백신이 상용화되기만 한다면 경기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국제 유가마저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한 품목이라는 구리는 8천달러를 돌파했고, 11월만 하더라도 500달러 전후였던 동남아 열연강판 가격은 불과 두 달 만에 700달러 전후까지 상승했다.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라는 환경에서 국내 철강·비철금속 업계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 대비 개선될 것이다. 2018년 미중 무역 분쟁 발생에 따른 체계적 위험의 증가, 중국 공급 과잉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힘든 업황을 경험했던 국내 철강업체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최근 206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중국이 실질적으로 철강 생산량 감축에 나선다면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호황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1~2년 후 먼저 각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철강 가격 역시 언제든지 조정받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동남아 철강업체의 증설 및 이에 따른 산업 내 경쟁 격화 등 철강산업 내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등 철강 업체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불황기에는 투자를 고민하고, 호황기에는 위기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기다.
김윤상<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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