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해모 (대구서부소방서장) …신축년, 안전으로 향하는‘황소걸음’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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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0   |  발행일 2021-01-21 제21면   |  수정 2021-01-20
정해모서장님
대구서부소방서 정해모 서장

코로나19라는 끔찍한 전염병에 시달린 사이 2020년이 시나브로 지나가고 어느덧 '소의 해' 신축년이 밝았다.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궁하면 변하고 변화는 새로운 길로 통한다고 했던가, 우리 인류의 간절함으로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우리나라도 곧 접종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힘들었던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긴 하지만 긴장을 늦추기에는 코로나19의 기세가 아직 녹록지 않아 보인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과 같이 지금까지 해왔듯이 소처럼 꾸준하고, 확실하게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생활화하며 코로나19를 이겨내야 한다. 


코로나19가 괴씸해 날씨도 심술을 부린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인 제주도가 57년 만에 한파경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적으로 추위가 맹위를 떨쳤었다. 추워지는 날씨만큼 난방기구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화재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소방청 국가화재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대구시에서는 최근 5년(15~19)간 겨울철(12~2월)에 평균 425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일일 평균화재가 연중 4.34건에 비해 4.7건으로 높고, 인명피해도 연중 0.24명보다 0.31명으로 더 높게 발생한다.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마스크와 손씻기 그리고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겨울철 우리를 위협하는 크고 작은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화재를 발생시키는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부주의이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최근 5년간 전체 화재의 52.1%를 차지하는 데 그중 담뱃불로 인한 화재가40.6%를 차지한다. 


'구우일모'와 같은 작은 담뱃불이지만 화재로 이어지게 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화재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소 닭 보듯'하는 부주의 속에 발생한다는 것을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 2017년 이후 담뱃불로 인한 화재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시민여러분들의 작은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바늘구멍에 황소바람'이라는 속담이 있다. 지금처럼 추운 겨울에는 바늘구멍 같은 작은 구멍에도 황소처럼 센 바람이 들어온다는 뜻도 있지만,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하면 큰일이 생긴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시민들이 지난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라는 작은 실천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듯이, 올해도 '황소걸음'처럼 묵묵히 겨울철 바늘구멍 같은 작은 예방법을 실천한다면 황소바람과 같은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힘들지만 꿋꿋이 버텨낸 모든 분들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지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정해모 <대구서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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