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진정한 '백 투 예루살렘(Back To Jerusalem)' 정신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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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1   |  발행일 2021-01-21 제23면   |  수정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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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문화부장

"영상으로 예배를 본다고 '꼴 보기 싫다'는 신이 아니다. 꼭 밖으로 표출하지 않더라도 신앙은 교인 마음속에 내재한다. 종교가 이웃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신은 '혼자 골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기도해도 오신다'고 했다. 영상이든 비영상이든 관계가 없다. 포괄적인 자유는 너와 내가 공존하는 자유다."

지난해 성탄절 하루전 코로나19 극복 대구시 범시민대책위원회 16차 회의에서 대구지역 개신교계 원로라 할 수 있는 신일희 계명대 총장이 "교회가 특별 우려 대상이 돼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코로나 3차 유행 속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기독교 선교단체 인터콥이 운영하는 상주 BTJ열방센터가 3차 코로나19 팬데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또다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신천지 대구교회와 8월 서울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 1·2차팬데믹에 이어 교회 관련 세번째 대규모 감염 사태다. 이들 3개의 공통점은 정통 개신교의 이웃사랑 정신과 달리 '너와 내가 공존하는 자유'를 무시한 채 독선과 배타,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뭉쳐 이웃에게 피해를 줬다는 사실이다.

특히 상주열방센터는 지난해 11월27일부터 한 달간 열방센터 방문자 3003명 가운데 확진자가 800명 가까이 도달했지만, 아직도 검사를 받지 않은 미등록자가 18일 기준 309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된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급기야 최바울 목사는 "국민께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신자들이 코로나 검사받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집단감염 확산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 놓지 않았다가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성명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개신교계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서도 지난 13일 '인터콥은 반사회적 행동을 중단하고, 방역에 협조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인터콥을 압박했지만, 누리꾼들은 건강성을 잃은 개신교의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BTJ는 'Back To Jerusalem'의 약어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라는 뜻이다. 즉 기독교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돼 유럽 및 미국으로 전파되고, 다시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와 중국, 인도 등을 거쳐 예루살렘으로 들어갈 때 '기독교 세계'를 완성한다는 의미다. BTJ의 운영주체인 인터콥(InterCP)은 개신교의 평신도 중심 보수·초교파적 선교단체다.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에큐메니컬리즘보다 복음주의 선교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나아가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 신사도운동(新使徒運動)까지 벌이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각 나라 인구대비 선교사를 가장 많이 해외에 파송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의 대부분 중·대형 교회도 '기독교 세상'을 구현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교회의 존재 이유가 예배와 교육, 교제와 봉사, 나눔 등인데, 선교 또한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국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선교방식은 항상 충돌의 결과를 빚게 마련이다. 심지어 선교를 하다 추방은 물론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더러 있다. 특히 불교, 이슬람 등 타 종교의 문화적 관습을 인정하지 않는 몰상식한 행위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한다. 교회와 기독교인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해야 함에도 사회로부터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 신세가 된 이유는 '사랑의 본질'을 잘못 인식한 탓이다. 코로나19시대 'Back To Jerusalem'의 진정한 실천은 방역지침을 따르고, 재난당한 이웃과 노숙자에게 헌금을 보내고, 임대료를 깎아 주고, 손님 끊긴 가게를 찾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박진관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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