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족·친구사랑 프로그램으로 '심리적 방역' 결실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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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5 08:02  |  수정 2021-01-25 08:13  |  발행일 2021-01-25 제13면
■ 영남일보 '2020 세대공감 공모전' 金賞 김주선 교사 수기
코로나 여파 아이들 자존감 낮아져
칭찬·소통·공동체 활동 통해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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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용호초등 4학년 3반 학생이 책 '난 네가 부러워'를 읽은 후 자신의 고치고 싶은 점, 자신이 본받고 싶은 점을 적은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주선 교사 제공〉

올해(2020년) 예상치도 못했던 코로나19로 3월 개학이 돼도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다. 계속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걱정되어 위기 학생 선별 검사지를 돌려 검사해보았다. 검사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30%의 아이들이 자살을 생각해보았다고 하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심리적 방역이 필요한 아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 타인에 대해 공감할 줄 모르는 아이 등의 인성교육을 위해서 '나愛, 가족愛, 친구愛로 삶을 치유해서 행복을 일구어요'라는 프로그램을 구안했다. 부정적 감정과 스트레스를 대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여 소통하여 학교생활에 적응을 돕고자 하였으며 또한 인성 핵심 가치·덕목을 같이 기를 수 있게 하고자 했다.

첫 번째 '나愛'를 위한 인성교육활동은 감정 출석부, 칭찬샤워·욕 버리기, 삶 속에 녹아든 감사 이야기, 손바닥 다짐 만들기, 긍정적 혼잣말 만들기, 장점 100개 찾기, 건강 UP, 신나는 우쿨렐레와 함께, 코로나 버리기(자신의 부정 감정)의 활동을 했다. 코로나19의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학생들 삶 속에 깊숙이 침투된 것을 보고 교사와 함께 있는 시간만이라도 편하고 허용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자신이 다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과 친구와 트러블이 있을 때 긍정적 혼잣말을 하며 자신을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참 대견스러웠다. 아이들이 장점 100개 찾기를 할 때 교사인 나도 같이했는데 다 찾고 나니 참 뿌듯했다.

두 번째 '가족愛'를 위한 인성교육활동은 우리 가족 칭찬이야기, 감사합니day, 우리 가족 장점 포스터, 우리 가족의 건강지수, 긍정으로 행복 키우기, 우리 가족 코로나 극복 버킷리스트, 효의 날, 효의 달, 코로나가 가져다준 가족 변화, 코로나를 슬기롭게 이겨 내어요 등의 활동을 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칭찬할 내용을 잘 못 찾겠어요' 등 사랑하는 가족의 칭찬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점차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행복했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다고 표현했던 아이들이 점점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였다. 처음에는 어떻게 할머니 할아버지께 애교를 부리고 즐겁게 할 수 있냐고 투정 부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밀해져서 같이 여행도 가고 전화통화를 자주 하며 말동무를 해드리는 것을 볼 때 기뻤다.

세 번째 '친구愛'를 위한 인성교육활동은 이런 친구 & 굿친소, 내 마음속에 있는 학교, 등교 버킷리스트 five, 너도, 나도 공감 Best 우리 반의 장점, 난 네가 부러워 그림책 만들기, 우리 반 협동화, 친구 상장 만들기, 학급 이름 만들고 활용하기, 학급 환영 인사 만들기 등의 활동을 했다. 의도적으로 친구에게 인정받으려고 하던 초기와는 달리 날이 갈수록 진실한 행동으로 자리 잡는 것을 보았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친구의 작은 잘못도 고자질하는 버릇이 점차 줄었으며 친구가 잘못하였을 때에는 타이르고 학생들 또한 친구의 나쁜 점,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많아져 볼 때마다 흐뭇했다. 본인이 생각하지도 못한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 상장으로 주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이 다름을 깨달았다.

'나愛, 가족愛, 친구愛로 삶을 치유해서 행복을 일구어요' 프로그램을 마치며 행복 치유의 사랑(愛)은 자꾸자꾸 퍼져 나가고 있다. 오늘 내 감정을 살펴보면서 나의 기분과 친구의 기분을 살펴 타인을 배려하는 말을 하게 되었으며 삶 속에서 감사한 세 가지를 찾고 적어 사소한 일에도 매일 감사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도 운동이 생활화되어 학생들의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되었고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활동과 자신의 마음 안에 있는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마음속 코로나)을 버려 심리적 방역을 할 수 있었다.

가족을 칭찬하면서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가족의 장점을 찾는 활동을 하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 한층 더 커졌다. 조부모와 소통 공감의 시간이 늘어났고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생활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었다.

주변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칭찬하는 태도를 길러 칭찬으로 인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학교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여 부정적 상황이라도 생각을 바꿔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 있었다.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서로 연결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고 친구에게 인정받는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회의를 통해 아이들이 책임 있게 행동하게 되었고 학급 인사를 통해 소속감을 키웠으며 모두 공평하게 만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대구 용호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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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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