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술과 떡국·과일 한 쟁반을 기본으로 형편 따라 약간씩 추가"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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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4 09:06  |  수정 2021-02-04 09:20  |  발행일 2021-02-04
'간단·과감한 개선' 등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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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퇴계 이황종가 설 차례상<한국국학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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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가례의 설 차례상<한국국학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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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가정의 설 차례상<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코로나19 확산세로 올해 설 명절도 지난해 추석 때처럼 온 가족이 모이기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여 차례 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4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이참에 추석과 설날 명절에 많은 음식을 올리는 일반 가정의 차례상 차림에 대해 짚어보고 과감한 개선을 권장했다.

사실 기제사가 아닌 추석 명절이나 설날 차례(茶禮)에는 술 한 잔과 차 한 잔, 과일 한 쟁반을 올리는 다례상이 '주자가례' 즉, 전통 예법에 맞다는 것이다.

술과 과일, 말린 생선(포) 중심의 간소한 차례상이 예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가정의 20~30가지에 달하는 과도한 상차림이 오히려 예법에 어긋난다는 것.

전통 제례 문화의 지침서인 '주자가례'에는 설날은 새로운 해가 밝았음을 조상에게 알리기 위해 간단한 음식을 차려두고 인사를 드리는 일종의 의식(儀式)으로 전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의 설 차례상 역시 주자가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동에 위치한 퇴계 이황 종가에서는 술·떡국·포·전 한 접시·과일 한 쟁반 등 5가지 음식을 차린다.

과일 쟁반에는 대추 3개·밤 5개·배 1개·감 1개·사과 1개·귤 1개를 담았다. 주자가례 대비 차가 생략됐고 떡국과 전·북어포를 추가했다.

반면 일반 가정의 차례상에는 평균 20~30가지의 음식이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일은 종류별로 별도의 제기에 각각 담았고 그 외 어류와 육류·삼색 채소·각종 유과 등 상차림이 과도했다.

명절과 기일에 행하는 차례와 제례는 조상을 기억하기 위한 문화적 관습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기간 지속해온 전통이다. 나라와 종교에 따라 조상을 기억하는 방식만 조금 다를 뿐이다.

과도한 명절 차례 상차림은 간혹 가족 간의 갈등 등 여러 사회문제도 초래하기도 한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원래 간소하게 장만했던 차례 음식이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유통구조가 발달함에 따라 점차 늘어났다. 주자가례와 종가에서 하는 것처럼 술과 떡국·과일 한 쟁반을 기본으로 차리되, 나머지는 형편에 따라 약간씩 추가해도 예법에 어긋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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