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KBS 수신료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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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5 07:14  |  수정 2021-02-05 07:15  |  발행일 2021-02-05 제22면

KBS가 추진하고 있는 수신료 인상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발단은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이다. KBS 소속인 글쓴이는 "답답하다. 너희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는 정년 보장이 된다"라며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 꼬박꼬박 내야 된다"며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것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고 했다. 글쓴이는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마시고 능력 되시고 기회 되시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온라인상에서 공분을 샀다. KBS 측은 입장문을 내고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이를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수신료 인상이 추진되고 있는 절묘한 시점에 글이 올라오면서 "KBS 직원을 사칭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블라인드는 특정 회사 소속임을 밝히고 글을 쓰기 위해 회사 e메일로 인증을 해야 하므로 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KBS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에도 있었다. 지난달 29일에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수신료 인상 추진을 언급하며 KBS 직원 중 60% 이상이 1억원 이상 연봉자이고, 억대 연봉자의 73.8%인 2천53명은 무보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는 "2020년 연간 급여 대장 기준 실제 1억원 이상 연봉자는 46.4%"라며 "무보직자는 1천500여 명 수준으로 김웅 의원 주장보다도 500명 이상 적으며 향후 인력구조 조정 이후 일부 신입사원이 충원되면 인원과 비율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논란은 국민 다수가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인색해 생긴 문제일까.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한국 유료 구독자 수가 330만명인 해외 OTT 사이트인 넷플릭스의 경우 가장 저렴한 요금제인 베이직을 선택하면 KBS 수신료(2천500원)의 3배가 넘는 9천500원을 낸다.

콘텐츠의 질을 높이려면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 지원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KBS의 수신료는 전기료에 통합 징수되는 형태로 사실상 국민의 세금이다. 미디어오늘과 리서치뷰가 지난달 28~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76%가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신료 인상이 진정 필요하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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