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 대표 "'2·28 행진곡' 발굴 계기로 민주운동 고귀한 정신 담은 '대구정신' 되살려야"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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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8 17:58  |  수정 2021-02-08 18:31  |  발행일 2021-02-09 제2면
손태룡
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 대표영남일보 DB

"존재조차 희미해졌던 '2·28행진곡'이 발굴돼 너무나 기쁩니다."

 

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 대표는 8일 "1960년 '2·28민주화 운동'은 대구의 가장 큰 민주운동의 하나로, 당시 불의에 항거한 대구인(人)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러한 대구 정신과 맞물려 탄생한 '2·28 행진곡'이 발굴됐다고 하니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오래전부터 '2·28 행진곡'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꾸준한 관련 문헌 연구를 통해 '2·28 행진곡'의 존재를 알았고 최근 '(1960년대 영남일보 지면에) 2·28민주화 운동 노래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영남일보에 전달했다. 그 결과 대구시민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2·28 행진곡'이 의거 60여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손 대표는 "'2·28 행진곡'을 작곡한 백남영 선생은 대구지역 1세대 음악가 중 한 명"이라며 그의 음악적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손 대표는 "백남영 선생은 중국 심양학원 음악과(2년제)를 졸업하고, 봉천에 위치한 서탑소학교(4년)와 심양조선인중학교(2년 6월)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이어 평양국립예술극장 오페라부에서 11개월 동안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다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대구로 내려왔다. 대구에 자리를 잡게 된 백남영 선생은 1958년 6월부터 대구능인중고교에서 22년 6개월 동안 근무하다 1985년 2월28일 목련장 훈장을 수여받고 정년퇴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대표는 "'2·28 행진곡'의 작사를 담당한 시조시인 김장수 선생은 저항적인 문인의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김장수 선생은 2·28 당시 능인중고교에서 백남영 선생과 함께 교사로 재직한 막역한 사이였다. 5·16으로 고초를 겪은 이후 대구향교와 남문시장 사이 '샘터' 대구지사를 차리고 참고서를 판매하며 생활했다. 그는 50세가 되던 해 대구시민회관 광장에서 대구문학협회가 주관한 첫 문인장(文人葬)의 주인공으로 세상과 이별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2·28 행진곡' 발굴을 계기로 민주운동의 고귀한 정신을 담은 '대구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불의에 항거한 백남영·김장수 선생의 삶을 기억하고 2·28 행진곡이 널리 불려져야 진정한 '대구정신'이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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