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 학폭 추가 폭로 "쌍둥이 때문에 배구선수 꿈 접었다"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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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4 17:43  |  수정 2021-02-15
남자배구 OK금융그룹 송명근 학폭 인정 남은 리그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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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둘은 현재 팀 숙소를 떠난 상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에 출전한 이재영과 이다영(왼쪽). 연합뉴스

여자배구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의 추가 폭로가 나왔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와 전주 근영중 배구부에서 함께 운동했다는 A씨는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글을 통해 이재영·이다영 자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 둘(이재영·이다영)을 만나게 됐는데, 그때부터 불행의 시작인 걸 알게 됐다"며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운동부 숙소 생활에서) 제일 기본인 빨래도 하지 않고,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해야 하는데 동료나 후배에게 시켰다. 자신들 기분이 좋지 않다며 틈만 나면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고 적었다.

또 "숙소 안에서 자신들 멋대로 할 수 없을 땐 부모에게 일렀다. 그 둘이 잘못한 일인데도 단체로 혼나는 날이 잦았다"며 결국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 폭력으로 인해 배구선수의 꿈을 접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A씨는 흥국생명이 '두 사람의 심신이 안정된 후 징계하겠다'라고 밝힌 것을 두고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걸 기다리는 거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며 "너희 전 재산을 다 줘도 피해자들이 받았던 상처는 하나도 안 없어진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앞서 이재영과 이다영은 지난 10일 커뮤니티에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더럽고 냄새난다고 옆에 오지 말라고 했다" "툭하면 돈을 걷고 배를 꼬집고 입을 때리고 집합시켜서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등의 글이 올라오자 과거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낸 뒤 흥국생명 숙소를 떠났다.

흥국생명도 첫 폭로가 나오자 구단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후속 조치를 머뭇거리다 추가 폭로와 마주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역 한 배구팬은 "배구를 무척 좋아해 프로배구경기를 보는 게 낙이었는데,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 뉴스를 접하고 지금은 배구를 끊고 있다"고 했다.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에 이어 남자배구 OK금융그룹 송명근과 심경섭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도 폭로되면서 V리그 자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OK금융그룹은 공식 사과문을 냈으나, 정작 피해자가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송명근은 14일 이번 시즌 남은 경기 출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또 '페어플레이와 헌신'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감안해 이재영과 이다영을 도쿄올림픽 배구 국가대표팀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 규정엔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를 '결격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재영·이다영, 송명근·심경섭에 대한 흥국생명과 OK금융그룹의 징계 여부와 수위도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징계가 결정된다면 구단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는 것은 물론, 자칫 V리그 전체가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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