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대구의 흑진주 두류공원의 재발견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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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2   |  발행일 2021-02-22 제24면   |  수정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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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코로나19의 얼룩진 광풍에도 희망의 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머지않아 두류공원에 활짝 필 벚꽃은 K방역의 모범 사례를 이룬 대구시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안겨 줄 것이다.

최근 지역의 밝은 소식은 오랜 기간 GRDP 전국 꼴찌라는 대구의 오명을 씻어 줄 것도 같다. 통합 신공항을 이을 공항철도, 서남부권의 남부내륙철도와 달빛내륙철도 그리고 대구경북광역철도와 대구산업선 건설 계획은 대구의 위상은 물론 지역의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근 4개 구를 끼고 대구시 신청사 터를 품은 두류공원은 외각지라는 그동안의 편견에서 벗어나 어느덧 대구발전의 중심 무대에 우뚝 서 있다. 이렇듯 두류공원은 대구 새시대의 봄을 가져다줄 흑진주이다.

대구 도심의 허파 두류공원은 70년대 전국 최대 규모(면적 50만324평)로 오픈(1977년 5월5일)되면서 한때 학생들의 소풍 명소이기도 했다. 그 후 야구장, 도서관, 수영장, 축구장, 안병근 올림픽기념 유도관 등의 입지를 통해 문화·예술·체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지난 30년간 대구 문화예술의 산실인 문화예술회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야외 공연이 가능한 코오롱야외음악당과 함께 시민들의 삶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연간 190만여명이 찾는 이월드와 83타워(202m)가 있어 치맥 페스티벌과 보디페인팅 페스티벌 등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 및 행사의 주된 무대장소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두류공원에는 83타워가 위치하는 두류산(해발 125m)과 봉황이 알을 품었다는 금봉산(해발 139m)이 있고, 임금이 태어날 장소라는 이유로 집터가 연못으로 변경되어 조성되었다고 전해오는 성당못(1984년11월) 등 명당 터가 곳곳에 있다. 또한 이상화 시비, 현진건 문학비, 애국지사 백산 우재룡 공적비 등 향토출신 10명의 기념비로 이루어진 인물 동산과 2·28 기념탑은 대구 시민정신의 혼을 품고 있다. 이처럼 역사가 준비해준 희망의 터에 대구 신청사가 이전할 계획이니 대구의 하늘은 푸름이 가득한 5월이다.

이제 우리는 대구의 흑진주를 더욱 빛나게 해줄 두류공원 리뉴얼 사업을 통해 두류공원을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도쿄시청 그 이상의 터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40여년간 시민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해온 두류정수장의 역사성을 담고 83타워, 이월드, 문화예술 공간과 주변 시설을 잘 연계하여 소통· 휴식·문화가 숙성된 공간, 특히 관광특구지역으로 탄생시켜야 한다. 3조각으로 나누게 하는 도로는 지하화하여 한 묶음의 부지로 만들고 모노레일 건설과 서대구 KTX 역사와의 연결 교통수단도 숙고해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1년 늦추어진 신청사 건립계획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나 재정 상황 등의 이유로 새로운 500년을 향한 발걸음이 지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머지않아 두류공원은 벚꽃과 유채꽃이 만발한 봄 향기에 취해질 것이다. 그동안 대구시민의 아늑한 휴식공간이기만 했던 두류공원이 이제는 행정·정치·문화의 중심이 되는 역사적인 터로 재탄생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2·28 민주운동과 국채보상운동을 이끈 대구 시민정신으로 새로운 두류신청사 시대를 꿈꾸는 대구! 그동안 소침해 왔던 대구는 이제 두류공원의 재발견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그 가슴은 뜨겁기만 하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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