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희섭(대구 수성구의회 의원)...희망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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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4   |  발행일 2021-03-05 제20면   |  수정 2021-03-04
김희섭
김희섭 대구수성구의회 의원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 희망을 위해 실천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주변의 많은 이들이 좌절하고 있다. 그 끝이 보일 듯 하다가 또 다시 확진자 수는 늘어나고 또 줄어든다. 곳곳에서, 의료관계자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중앙과 지방 정부의 모든 공직자들, 특히 국민들 모두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한다.


지금 여기에도 희망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가족 전원이 확진 판정이 되어 혼자 자가격리 생활을 해야 했던 13살 수연이(가명)를 위해 매일 상황을 확인하고, 먹거리를 챙겨줘 긴 시간을 혼자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 수성구청의 공무원, 의료봉사를 다녀온 후 자가격리를 위해 남편과 아이가 기다리는 자택이 아닌 별채로 분리되어있는 부모님 댁에서 가족들과의 만남조차 스스로 차단하며 식사 전달 시에도 대면접촉 없이 문 앞에 식사를 놓으면 먼발치에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긴 자가 격리기간 동안 접촉자 0명을 기록한 의료인.


주변에는 이러한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희망이 보여도 오히려 절망을 말한다. 끝없는 왜곡된 말들이 반복된다. 비판해야 할 일들이 비난으로 나타나고, 격려해야 할 일들을 깍아내리고 함께 해야 할 일들에 오히려 등을 돌린다.


왜 이런 왜곡과 그릇됨이 통할까. 거짓말도 두 번이면 다들 알아차리는데. 너무도 암담한 현실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가짜 뉴스, 지역 감정, 본질 흐리기, 거짓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세력들.


천하에는 두 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시비(是非) 즉 옳고 그름의 저울이고, 하나는 이해(利害) 곧 이로움과 해로움의 저울이다. 이 두 가지 큰 저울에서 네 가지 큰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가장 으뜸이다. 그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입는 것이다. 그다음은 그릇됨을 따라가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다. 가장 낮은 것은 그릇됨을 따라가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일이다. 다산 정약용의 말씀이다.


의도된 왜곡과 거짓이 우리들에게 무엇으로 되돌아올 것인지 생각이나 해보았을까? 경제적 어려움의 가중, 왜곡된 정치적 편향성, 다양성의 상실 등 어두운 불신이 짙게 깔릴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고 고착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다. 그러나 20세기 인류의 양심이라고 추앙받는 세계적인 석학 버트런드 러셀은 말한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불안들이 지혜의 원천이 될지도 모른다. 지혜의 원천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 인류는 자기 앞에 놓인 위험한 시기에 절망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존해야 한다,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사람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렇다. 세계적인 대석학의 호소는 지금 여기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왜곡과 거짓이 판을 쳐도 우리 모두의 희망을 위해 특히 청년들의 미래와 희망을 위해서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왜곡과 거짓의 장막을 걷어내고 정확한 시선과 날 선 비판정신 그리고 휴머니즘을 머리와 가슴에 간직하고서 함께 노력하고 실천할 때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사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곧 길이 된 것이다." 중국이 낳은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루쉰의 '고향'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글이다.


김희섭<대구 수성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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