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첫발, 경북 코로나19 백신접종 시작···"안심하고 백신 접종해도 된다"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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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6 14:26  |  수정 2021-02-26 15:10  |  발행일 2021-02-26

경북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됐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2월 19일 이후 정확히 1년 7일만이다. 역사적인 경북 '1호 접종자'는 노인요양시설에 종사하는 안동 애명노인마을 이상국(47) 사무국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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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북 안동시보건소에서 경북 1호 접종자인 안동 애명노인마을 이상국(48) 사무국장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이씨를 비롯한 애명노인마을 종사자 10명은 26일 오전 8시40분부터 안동시보건소에서 예진표 작성, 접종 전 주의사항 등을 들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이씨를 비롯해 종사자들의 백신접종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이씨는 접종을 마친 소감으로 "시설 입소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당연히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접종을 통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어르신을 돌봐 드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솔직히 오늘 아침부터 조금 긴장은 했지만 실제로 접종을 해보니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 기분과 똑같다. 집단면역 형성을 통해 하루 속히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북 1호 접종이 이뤄진 안동보건소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등이 찾아 이씨를 격려했다. 이 도지사는 "안동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전 국민에게 접종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경북도는 도민에게 백신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등 불안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응급상황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도 갖추고 도민 모두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안동을 시작으로 해 도내 각 8개 시·군에서 410명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접종이 이날 이뤄졌다. 지역별로는 포항 110명, 문경 100명, 성주 80명, 영주 50명, 경주 30명, 김천 20명, 안동·예천 10명 등이다.


포항에서는 이날 북구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 두 곳으로 나눠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포항 1호 접종자는 박미선씨(여·60·나오미요양원 간호과장)다. 박씨는 "요양원 종사자로서 백신접종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뿌듯하고 마음이 편안하다"고 밝혔다. 박씨와 같이 백신접종을 한 신효주씨(여·64·나오미요양원 영양사)도 "접종대상자 통보를 받았을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기분이 좋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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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시립문경요양병원 입원환자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시립문경요양병원 제공)

도내 대표적 '청정지역' 중 하나인 문경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첫 접종자는 최홍식(57) 시립문경요양병원 병원장은 "속이 시원하다. 속이 탁 트이는 것 같다"며 백신 접종 소감을 전했다. 요양병원 특성상 주 2회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으며 격리 생활을 해 온 최 원장에게 백신 접종은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최 원장은 "백신 접종을 계기로 국민 모두가 겪는 제약·불편 등이 조금씩 해소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당분간은 모두를 위해 방역수칙 준수 등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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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덕수의료재단 이사장이 성주군 1호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성주에서도 보건소와 요양병원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성주 1호 접종자 강만수 <재>덕수의료재단 이사장은 "오늘 백신 접종으로 더욱 안전한 상황에서 병원 내 감염병 관리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며 "백신 접종 후 20여분이 지났을 때는 근육이 경직되는 것 같은 묵직한 느낌도 들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안심하고 모두가 백신을 접종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각 시·군 1호 접종자들은 요양병원 의료진이나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다. 의료적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진들은 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떨쳐내고 하루 빨리 국민 모두가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주 첫 접종자인 우승갑 영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 부원장은 "많이 긴장도 했고, 여러 루머로 인해 걱정이 된 것도 사실이다. 막상 접종을 하고 나니 독감 예방접종보다 통증이 덜 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늘 걱정했었는데 백신을 접종하고 나니 이제 안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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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주시보건소에서 '경주 1호' 접종자인 굿모닝요양원의 공병렬(57) 원장이 보건소 박은정 주무관으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경주에서는 '부부 1호 접종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공병렬 굿모닝요양원 원장과 김종희 부원장 부부. 김 원장 부부는 이날 오전 9시 경부조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공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출·면회 제한 등 요양원 입소 어르신의 피해가 매우 크다"며 "하루 속히 코로나19가 종식돼 모두가 감염병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공 원장에게 백신을 접종한 박은정 경주보건소 주무관은 "첫 접종이라 나 역시 부담스러웠지만,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는 마음으로 주사기를 들었다. 경주의 첫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극복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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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북 예천군 경도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예천 경도요양병원에서는 의료진 외에도 환자 접종자도 나왔다. 접종자 10명 중 경도 요양원에서는 의료진 5명과 함께 환자 5명도 접종을 했다. 환자 김모(64)씨는 "백신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어차피 맞을 백신이라면 가장 먼저 맞겠다'고 생각해 첫 접종자를 자처했다"며 "국민 모두가 마스크를 벗어던질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환자 안모(여·60)씨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접종 후 이상반응을 이겨내는 것 또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접종을 마친 환자들은 30여분 정도 의무실에서 머무르면 이상반응을 관찰한 뒤 병실로 돌아갔다. 이윤환 경도요양병원 이사장은 "여분의 냉동고를 활용해 전날 배송된 백신을 보관하는 등 백신접종에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경북지역 요양병원·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433개소의 65세미만 입소자 및 종사자 2만600명의 AZ 1차 접종은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된다. AZ백신은 2차례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4월 중순부터 2차 접종을 시작한다. 3월에는 감염병전담병원 종사자 1천822명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 등 총 439개소에서 2만2첮422명에 대한 접종이 이뤄진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마창성기자 mcs@yeongnam.com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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