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편(一師一便)] 또다른 '정상'으로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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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1 07:50  |  수정 2021-03-01 07:53  |  발행일 2021-03-01 제11면

"삑! 정상입니다." 많이들 들어 보셨지요?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얘들아" 인사 대신 열화상 카메라의 정상 체온임을 알리는 소리가 등교 인사를 대신합니다. 학년마다 출입구를 달리해 한 줄로 나란히 서서 현관에서 발열 확인, 교실에서 한 번 더 확인 후 '정상'이어야 비로소 학생들은 학교에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감염병 예방 수칙을 잘 지킵니다. 등교 전에 '건강상태 자가진단' 시스템에 접속해 자가진단 후 등교하고 일과 중에는 수시로 손 소독, 수업 중에라도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면 즉시 발열 및 증상 확인 후 증상에 따라 귀가 조치도 하곤 합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체온 37.5℃ 이하에 코로나19 유사 증상이 없어야만 가능합니다. 이제는 몸이 아프면 모두를 위해 등교하지 않는 것이 아주 중요한 수칙이 되었습니다.

교정의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었습니다. 봄바람에 벚꽃 잎이 흩날리면 고교생들도 나풀거리는 꽃잎 따라 춤을 춥니다. 봄 하늘보다 싱그러운 몸짓과 낭랑한 웃음소리가 학교를 가득 메우지요. 학교가 학교다운 모습이랄까요. 올해는 그런 봄을, 그런 새 학기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지난 한 해 잘 견뎌왔고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선생님도 학생도 잘 압니다. 최고의 변화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으로 가능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에게 밴 감염병 예방 규칙 준수는 이제 '습관'으로 굳어졌습니다. 어둠이 제 아무리 짙어도 아침이 기어이 오고야 말듯이 새로 익힌 '습관'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 또 다른 '정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새봄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마스크를 하루 종일 착용해도, 책상과 식탁에 가림막이 있어도, 화장실과 식당에서 줄서서 한참을 기다려도 친구들과 눈 맞출 수 있고 선생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등교 수업이 제일입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원격 수업으로 전환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류지은 <대구 상원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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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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