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특별법 통과…닥칠 災殃(재앙) 누군가 반드시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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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1   |  발행일 2021-03-01 제23면   |  수정 2021-03-01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이하 가덕도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부산을 찾아 반대의견을 내놓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책임 있는 자세와 의지를 갖고 추진하라"고 질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다음날인 26일 "국회가 법을 만들면 정부는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일갈했다. 최근 국토부 등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비용이 당초 7조5천억원을 넘어 28조원가량 든다는 등 일곱 가지에 걸쳐 반대의견을 담은 분석보고서를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전달한 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하나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놓친 점이 있다. ‘늘공’(늘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차이다. '늘공'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부적절성을 분석보고서를 통해 알림으로써 향후 돌아올 책임추궁에 대비했다. 내부보고서에다 참고자료 형태로 ‘공무원의 법적 의무’까지 적시했다. 용의주도함이 엿보인다. 어공은 오직 표만 되면 일단 저지르고 본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가슴이 벅차다"라고 했으며, 이 대표는 "희망 고문은 끝났다"라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부당성은 차고도 넘친다. 영혼 없는 늘공이 왜 반대했겠나. 대규모 건설사업에 예비타당성 조사가 왜 있겠는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퍼주는 데 익숙해진 나머지 수조 원의 혈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을 추산이나 해 봤는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생돈 824억원이 든다. 원인 제공은 누가 했나. 추잡한 성 스캔들로 물러난 여당 소속 시장들 때문 아닌가. 반성은커녕 가덕도 특별법을 내밀어 열세인 부산에서 어떻게든 표를 얻으려는 행태에 어이가 없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마저 이에 야합했다. 야당 의원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동네 하천 정비만도 못한 가덕도 특별법’이라고 했던 탄식이 귀에 쟁쟁하다. 가슴 치며 후회할 날이 곧 온다. 동네 자영업자들도 이러진 않는다. 정부여당이 한계를 넘어 이성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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