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의 낭만과 돌아온 백건우...대구콘서트하우스서 4일 피아노 리사이틀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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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1 07:59  |  수정 2021-03-01 08:02  |  발행일 2021-03-01 제17면
기발한 유희·발상 '아베크 변주곡'
불안한 내면 담은 '새벽의 노래' 등
작곡가 생애 담은 다채로운 연주

백건우2
피아니스트 백건우

최근 SNS에 불거진 부인 윤정희(배우)씨 방치 논란으로 뉴스의 초점이 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대구지역 무대에 선다.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의 하나로 4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다.

65년 전 피아니스트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거장 백건우는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피아노 연습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곡에 도전하고 있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 불리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슈만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개인의 자유와 감성을 존중했던 낭만주의 음악이 절정을 이룰 때, 피아노라는 악기를 누구보다 열망하고 사랑한 슈만은 피아노를 위해 많은 소품을 남겼다. 이번에 연주할 곡은 슈만의 기발한 유희와 발상이 돋보이는 '아베크 변주곡', 분열적인 모습부터 격정까지 드러내는 '세 개의 환상작품집', 시적인 몽상을 극대화하는 '아라베스크', 만년의 불안한 내면을 투영하는 '새벽의 노래'로 1부를 구성했다.

빼어난 서정미로 클라라 슈만과 브람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다채로운 작품집 중 다섯 개의 소품',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작곡한 '어린이 정경', 그리고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면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세상과의 끈을 놓으려는 슈만의 마지막 피아노곡 '유령 변주곡'을 연주한다.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건우는 만 10세에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자신의 독주회에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15세에 도미하여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고 있는 로지나 레빈을 사사했다. 1969년 부조니 국제콩쿠르에서 '장래가 기대되는 피아니스트'라는 심사평과 함께 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1971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92년 1월 스크랴빈 피아노 작품집으로 디아파종상을, 1993년에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집으로 디아파종상 및 프랑스 3대 음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0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 기사훈장'을 받았다.

소년과도 같은 순수성과 낭만으로 가득 찼던 슈만의 내면을 비추는 유리창과도 같은 작품들, 그리고 그를 닮은 백건우의 연주가 기대되는 무대다. 입장료 3만~7만원. (053)250-1400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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