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만 하고 귀는 닫는" 경북 안동시의회, 또 산회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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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1   |  발행일 2021-03-03 제11면   |  수정 2021-03-02
시의회
안동시의회 전경

경북 안동시의회가 또 산회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안동시의회 제223회 임시회 제3차 본의회가 수차례 정회 끝에 결국 산회했다. 지난해 7월 후반기 첫 의정활동 시작과 동시에 임시회가 산회한 이후 두 번째다.


집행부의 주요 업무계획보고 이후 한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에 대한 의결을 앞두고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시의원들 간의 의견대립이 파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발단은 국민의힘 소속 권남희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동시 노사관계 발전지원 조례안'이다.
조례안에 노사민정협의회의 의견을 수렴해 집행할 수 있는 문구를 게재하자는 측과 추후 개정안에 게재하자는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18명의 시의원이 또다시 절반으로 쪼개졌다.


A 시의원은 "이미 본회의 전에 조례안의 표결 이야기가 나돌았다. 시의회 역사상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을 본회의 표결로 결정한 선례는 없다. 편을 가르겠다는 것이지 뭐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B 시의원은 "조례안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한 적은 있지만, 본회의에서 표결로 처리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확인도 안 된 내용을 사실인 양 단정 짓고 오히려 의사 일정을 방해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영업 문모씨(51)는 "공교롭게 쪼개진 모양새도 후반기 첫 임시회 산회 당시와 똑같다. 이번에도 자기주장만 있을 뿐 서로의 의견에 대해 귀를 닫고 있다는 점도 똑같다"며 양쪽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역대 최악의 시의회라는 말도 있다. 불과 1년여 뒤 시민들의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뺏지만 달고 나면 왜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지 모르겠다"덧붙였다.


한편 본회의에선 총 15건의 조례안에 대해 의결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면 최근 시의회가 사활을 건 대구·경북 행정통합추진 중단 4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려 했다. 하지만, 집행부의 주요 업무계획보고 외 성과 없이 임시회가 마무리되면서 건의안은 고사하고 올 상반기 개원을 앞둔 3대 문화권 사업마저 차질이 우려된다.


이번 파행으로 한국문화테마파크·국제컨벤션센터·세계유교문화박물관 등 3대 문화권 사업과 관련된 각종 관리 및 운영 조례안 등을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농축산물 가격안정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 자연 취락지구의 지정 및 정비에 관한 조례 등 시급을 다투는 각종 조례도 마찬가지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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