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지혜롭게 풀어 나가야 할 백신 논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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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2   |  발행일 2021-03-02 제22면   |  수정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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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

요즘 백신 관련 논란이 주요한 사회적 이슈 중 하나다. 필자는 생물학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보니 나름 전문성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백신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왜 백신 확보가 늦어졌냐는 이슈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백신들보다 안전성이나 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부터 확보가 되어서 접종 우선순위가 높은 대상들에게 먼저 사용되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보건 당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속도를 앞세웠기에 충분한 검증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둘러 사용된 러시아나 중국의 백신을 확보할 이유는 전혀 없었고, 작년 말이 되어서야 3상이 마무리되기 시작한 주요 백신을 무리해서 선제 도입하지 않았던 판단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선제 도입 계약을 했다면 3상에서의 결과가 충분치 않았을 경우에는 예산 낭비이고, 전문적 판단 결여라는 또 다른 관점에서의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백신 개발 초기 단계부터 막대한 재정지원을 해주면서 넉넉한 수량을 선점한 미국이나, 재정적 여력도 충분하고 시장성도 훨씬 큰 유럽연합처럼 우선순위를 가지고 백신을 확보하거나 필요량 이상으로 넉넉히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리고 현재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방식의 백신이 아니고 논란이 계속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의 백신이 초반에 주로 도입된 부분도 보건당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납득이 되기는 하다. mRNA 기반의 백신은 충분히 기대되는 미래기술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개발되기 전에는 전혀 사용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었기에 혹시나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3상 결과 발표 전에 선제 계약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실 아직까지 콜드체인이 필요한 초저온 냉동 보관 및 유통이라는 큰 숙제 역시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가격 측면에서 생각해 봐도 일반적으로 모더나 백신의 경우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비해 거의 10배 가까이 높은 가격을 책정해 두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상당한 물량을 SK에서 위탁 생산하기 때문에 국내 도입이 훨씬 수월하기도 했다. 물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는 현재 잘 알려진 노인에서의 안전성 이슈와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 외에도 중요한 단점이 하나 더 있다.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의 백신의 경우, 우리 몸에서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도 동시에 유도되기에, 한번 사용되고 나면 두 번째 사용 시에는 효과가 크게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즉 1회성으로 활용될 방식인 것이다. 이처럼 단점들이 존재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선 접종 대상자들의 대부분이 확보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동의했다는 사실은 매우 희망적이기는 하다.

그런데 필자의 관심은 앞으로의 문제다. 백신은 면역의 지속 기간을 생각하면 아마도 1년에 2회 접종이 필요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임상 초기부터 이미 Best-in-class, 즉 최고라고 널리 인정받았고 임상 결과에서도 안전성이나 효율, 그리고 돌연변이에 대한 효과까지 검증되었으며 적절한 가격을 가진 데다 냉장보관을 하는 노바백스의 단백질 기반 백신에만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최근 들어 노바백스와 국내 도입 계약을 발표하긴 하였지만, 1회성이 아닌 중장기적 안정적인 확보를 해야만 작금 국민의 우려를 상당히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건당국의 지혜로운 판단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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