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대선출마 리허설"...정치권, 윤석열 정계진출 기정사실화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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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4 18:32  |  수정 2021-03-05
일단 무소속·제3지대 활동...4월 재보선 후 본격 활동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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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이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위해 헌법이 부여한 저의 마지막 책무를 이행하려고 한다.오늘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습니다"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검찰직원들에게 보낸 마지막 글이다.
윤 총장이 이날 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전날 대구를 찾은지 하루만,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된다.직을 100번이라고 걸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인지 사흘만이다.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하면서, 윤 총장은 임기(2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1년7개월여 만에 파란만장한 총장직을 마무리하게 됐다.


윤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제가 검찰에서 할 일은 여기까지다.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윤 총장은 사퇴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헌법정신', '법치 시스템 파괴', '정의와 상식' 등을 언급하면서 중수청을 도입하려는 정부·여당의 움직임 때문임을 시사했다. 전날에도 윤 총장은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정계 입문 등 향후 진로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 왔듯이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던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혀 정치권에서는 정계 진출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벌써 부터 일단 무소속이나 제3지대에서 활동하면서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만큼, 윤 총장의 행보에 따라 차기 대선 구도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입장 발표 1시간여만에 사의를 수용했다. 이는 윤 총장의 태도로 미뤄 사의를 철회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검찰총장 후임 인선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법조계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 등이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된다.


여야 지도부는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야당은 윤 총장과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지만, 여당 지도부는 윤 총장 사퇴에 대해 "유감", "야당발 선거기획", "대구 대선 출마 리허설"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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