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서 '사이버 사기' 9천757건 발생...사회 경험 부족한 20대 주요 타깃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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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17   |  발행일 2021-03-18 제6면   |  수정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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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6·대구시 수성구)씨는 최근 하마터면 '스미싱'에 당할 뻔했다. A씨는 '국외 발신 LG페이 JPY 2만7000엔 승인. 본인 아닐 시 소비자보호센터 문의 (☎ 02-742-0958)'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고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A씨는 "결제한 적 없다고 신고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는데, 낌새가 이상해 바로 끊었다"며 "알고 보니 '소비자보호센터'도 존재하지 않는 기관이었다. 며칠 간 나도 모르는 피해를 당했을까봐 노심초사했다"고 했다.

  

대구에 사는 대학생 B씨는 지난달말, '대전지방검찰청 김○○ 검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이다. 현직 검사를 사칭한 범인은 A씨에게 카카오톡 친구 맺기 후, 검사 신분증과 수사 공문, A씨 명의의 대포통장 사진을 보내고 "대포통장 사건과의 관련성을 조사해야 한다,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수사에 들어간다"고 위협했다. 이어 "금융 결제 내역 확인 후 혐의가 없으면 환불해 주겠다"며 "'구글 기프트 카드'를 구매해서 핀 번호를 보내달라"고 했다. 처벌받을까 두려웠던 그는 순순히 응했고, 결국 스미싱 피해자가 됐다.
최근 대구지역에서 사이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결제정보 확인이나 선물·상품권 등 판매, 택배 배송조회를 빙자한 스미싱 범죄뿐아니라 수사기관을 사칭해 금전을 요구하는 범죄도 늘고 있다.


1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경찰·검사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상품권 핀 번호를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40건 발생했다. 이는 전년(24건) 대비 66.6% 증가한 수치다.


또 지난해 대구에서 벌어진 인터넷 사기는 9천757건이었는데, 이는 2019년(6천781건)보다 43.9% 늘어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상에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게시해 피해자 101명으로부터 3천200만원 상당을 가로챈 사기범이 검거돼 구속되기도 했다"고 했다.


경찰은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신분증과 공문 △카카오톡을 통한 친구추가 요청 △상품권 핀 번호 및 금전 요구 △문자 및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URL 링크 등은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경고한다.


인터넷 사기 등 사이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선 △거래 전에 모바일앱 '사이버캅'을 통해 판매자의 전화번호, 계좌번호에 대한 사기 피해 신고 이력 여부 확인 △거래 시 가급적 직접 만나 거래하거나 '안전 거래 서비스' 이용 △안전거래 시에도 판매자가 사이트 링크 주소를 보내줄 때는 '사이버 캅' 을 통해 피싱 사이트인지 여부 확인 △택배 확인, 선물교환권, 이벤트 등 다양한 문구를 활용한 문자메시지는 바로 삭제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대상은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수사기관에서는 절대로 상품권 등 금전을 요구하지 않음을 명심하고, 범죄 의심 시 꼭 112에 신고해달라"며 "만약 피해 입은 경우에는 피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준비해 경찰에 신고 해달라"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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