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지혜(대구 동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좋은 투표습관이 좋은 민주주의를 만든다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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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9   |  발행일 2021-03-30 제21면   |  수정 2021-03-29
김지혜

최근 한 연예인이 강연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다. 강연에 나온 그녀는 '나쁜 습관은 아픔을 남기고, 좋은 습관은 작품을 남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한 때, 슬럼프로 인해 힘들어할 때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그림을 배우고 매일 그림 그리는 습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좋은 습관을 가짐으로써 좋은 작품도 남기고 화가로서의 삶도 탄생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할 때 흔히 '팔자'라고 말한다. 한 사람의 팔자 또한 습관으로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빌 게이츠는 '인생은 결국 습관이다'라고 했다. 즉, 그 사람의 일상생활의 습관에서 팔자가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려서부터 또는 일상에서부터 좋은 습관을 유지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매 선거 때마다 고령층에 비해 낮은 젊은 층의 투표율이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청년들의 낮은 투표율은 여러모로 문제다. 유권자로서 가장 직접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투표 행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청년층의 여론이 정치에 반영되기 어렵다. 정치에서 소외당한 청년은 정치 효용감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 다음 선거에도 투표할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게다가 투표하는 것 역시 습관적 행위다. 그렇기에 청년기에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는 앞으로도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정 유권자가 평생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일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미래유권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선거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청년 유권자 투표율을 끌어올리려면 청소년기부터 미래유권자로서 정치 참여 의식을 고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유와 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사회 안에서 참여 의식, 공동의 책임감,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이 선관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면 어릴 때부터 미래유권자로서 자의식을 일깨우고 능력을 배양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다. 선관위가 청소년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까닭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대구시선관위에서 실시하고 있는 '슬기로운 선거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선거제도와 공직선거 참여 과정을 이해하고,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현안에 대한 찬반토론을 통해 공약분석의 중요성을 체득한다. 그리고 실제 투·개표장비를 활용하여 투·개표를 체험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민주시민으로서 투표습관을 기르고 민주주의 장점을 이해한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 사회적 문제를 발견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정치적 판단력과 비판력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학생들은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상대방의 입 장에 귀를 기울인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지만 유권자가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스스로를 유지해 간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내가 사는 게 힘들다고 피해왔던 것이 투표다. 우리는 지금껏 알량한 선거는 맥주 한잔 걸치는 시간보다 아깝다고 여겼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진짜 나쁜 습관이 있다면 그건 무관심이다.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가 늦지 않길 바란다. 모든 주권이 우리에게 있으려면, 그 주권은 우리가 행사해야 하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건강한 습관을 만들지 못할 때 우리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사회로부터 도태될 수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무관심에서 깨어나 건강한 투표습관을 만들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다.


김지혜<대구 동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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