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3월 학평의 질적인 분석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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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9 07:59  |  수정 2021-03-29 08:08  |  발행일 2021-03-2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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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과 동일한 형태로 치르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끝이 났다.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에서 선택 과목이 도입되고 처음 치러진 전국 규모의 학력평가라 여러 가지가 낯설다. 예상이기는 하지만 같은 원점수지만 선택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와 등급이 달라지는 일도 생겼다. 그 여파로 어느 과목을 선택하느냐를 새롭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선택 과목이 도입된 첫 학평이며 아직 평가원이 출제한 시험은 치러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3월 학평 하나만 보고 고민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고민의 초점은 점수의 질적 분석에 두는 것이 좋다.

점수는 양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질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양적인 접근은 점수를 이루는 숫자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아가 다양한 점수의 합을 통해 산출된 각종 석차와 그 변화에 최종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질적 접근은 점수의 구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소위 찍어서 맞춘 것뿐 아니라 모든 문제를 다시 살펴보면서 출제자의 의도에 맞게 문제 풀이에 접근했는지, 자신이 문제의 맞고 틀림의 근거로 삼은 것이 출제자의 생각과 일치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찍은 것뿐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와 일치하지 않는 것도 틀린 것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했을 때 점수를 계산한다. 이 점수는 시험의 운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즉 순수한 자신의 실력으로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온전한 자신의 실력이다.

어찌 보면 너무 가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발전은 현재의 본인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에서 시작된다. 질적 접근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를 위한 것이다. 양적 접근만 하게 되면 운도 자신의 실력으로 계산하게 되며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나아가 자신의 취약점을 보지 못하고, 따라서 보완 대책도 세우지 못해 고질적인 약점을 만들게 될 수도 있다. 질적 접근을 했을 때 자신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혹은 알더라도 부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발전은 바로 이러한 지점을 메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입시 공부의 특성 때문이다. 어떤 공부는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를 요구한다. 대학의 전공이 그렇다. 하지만 입시는 모든 과목을 고루 잘하기를 요구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약점 보완 위주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며 질적인 접근은 이런 공부를 위한 의미있는 분석을 제공할 것이다.

지금 당장 다시 시험지를 펴보자. 그리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풀이 과정을 되살려 보자. 보다 나은 내일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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