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영석 (대구북부소방서장)...노곤함에 집중력을 생각하며

  • 김영석 대구북부소방서장
  • |
  • 입력 2021-04-08   |  발행일 2021-04-09 제20면   |  수정 2021-04-08 09:47
2021032901001056500043601

개학된지 1개월이 지났다. 코로나 또는 겨울방학 탓에 학생들 얼굴보기가 쉽지 않았다. 출·퇴근 시내버스에는 평소 대여섯명이 탐승하여 운행되었는데 요즘은 학생들의 탑승으로 시내버스 안에는 모처럼 활기가 가득 차는 것 같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은 느낌이 이런 것일까?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서 휴대폰을 몇 분간 보더니만 금방 잠이 든다. 몇 정류장을 지나가니 한 학생이 내리는 것 같더니만 곧바로 버스로 다시 올라와서 휴대폰을 챙겨서 내린다. 노곤한 탓일까?


활기찬 봄이 오고 있다. 노곤함도 봄을 따라 오고 있다. 이러한 때에 꼭 필요한 것이 다름아닌 주의력·집중력이다. 특히 화재 등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집중력 부족 탓에 발생된다.


2020년도 대구북부소방서 관할 구역내에서 화재발생 건수는 159건 발생했다. 발화원인으로는 부주의가 83건(52%), 전기적요인이 36건 (23%)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발화장소는 비주거에서 58건(36%) 주거에서 42건(26%) 차량화재 20건(13%)순이었다. 특이사항으로 전체 159건 중에서 봄철(3∼5월)에 발생된 화재는 48건(30%)이며 다른 계절과 비교하면 발생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왜 봄철에 화재가 많이 발생될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노곤함으로 인한 상대적인 주의력과 집중력 저하된 탓이 아닐까.


소방안전에서 크게 두가지 개념이 있다. 먼저 페일 세이프(fail safe)원칙이다. 인간이나 기계가 오작동으로 사고나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2중 3중으로 통제를 가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실패해도 안전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례로서는 소화기 하나 보다는 두 대가 안전하고 비상구의 갯 수가 많을수록 안전하다는 것이다. 주방용 가스배관에 타임 스위치를 설치하여서 노곤함으로 인하여 잠시 깜박했을 때도 자동으로 가스배관이 차단되도록 하는 것도 그렇다. 인명구조용 보트에는 공기층을 2중으로 처리된 보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표면부분의 공기가 빠지더라도 안쪽부분의 공기는 빠지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도 이 원칙에 적용된 것이다.


다음은 풀 프루프(fool proof) 원칙이다. 누구던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 바보도 할 수 있다라는 뜻이다. 가까운 예시로 피난구 유도등은 녹색바탕에 백색글씨로써 안전하게 피난 할 수있도록 하는 것이다. 소화기·소화전 비상벨을 적색으로 설치하는 등 색깔이나 기호로 쉽게 구별하도록 하는 것이다. 화재·구조·구급신고는 119라는 것도 같은 의미이다.


노곤함을 멀리 날려 보내고 활기찬 마음으로 귀중한 생명과 소중한 재산을 화재 등 안전사고로부터 지켜낼 수 있도록 주의력과 집중력을 강화 할 때는 지금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페일 세이프·풀 프루프 원칙을 상기하면서 다시 한번 더 주변을 살펴볼 때다.

김영석 <대구북부소방서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