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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야구' 허삼영, 용병술은 거꾸로…"팬심은 타들어간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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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6   |  발행일 2021-04-06 제19면   |  수정 2021-04-06 07:39
키움에 약한 라이블리·두산에 약한 원태인, 키움·두산전 내세워
선수 교체 타이밍도 지적 대상…'4월 버티기' 초반부터 우려감

허삼영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의 '데이터 야구'가 시즌 초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 전패했다. '외인 원투펀치' 데이비드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를 앞세우고도 무기력한 모습으로 대패해 시즌 시작부터 발걸음이 꼬이게 됐다.

삼성 토종 에이스 최채흥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 '4월 버티기'를 위해선 감독의 효율적 선수 운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데이터 야구를 표방하는 허 감독이기에 어느 팀보다 기록과 효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2차전만 떼어놓고 봤을 때 허 감독의 데이터 야구는 실종됐다.

라이블리는 키움에 약하다. 지난 경기 전까지 라이블리는 키움을 상대로 4전 4패 평균자책점 8.84를 기록했다. 홈도 원정길도 모두 버거워하는 것이 기록으로 잘 드러나 있다. 심지어 시즌 개막에 앞서 지난달 22일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도 4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기록하고도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피안타 1볼넷 4실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 감독은 '믿음(?)'을 내세웠다. 지난 4일 키움과의 올 시즌 개막 2차전 선발투수로 라이블리를 밀어붙인 허 감독은 "라이블리는 팀의 두 번째 투수다. 순리대로 간다. 그동안 분석한 내용과 자신의 장점을 잘 접목해 준비했다. 기대해도 좋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라이블리는 저조한 기록에 부합하는 졸전을 펼치면서 통산 성적 5전 5패 평균자책점 9.39로 추락했다. 4회까지는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 호투했으나 5회 리드오프에 홈런을 맞은 후부터 급격히 구위와 제구를 잃으면서 사구·볼넷·안타를 연달아 허용하며 대량 실점했다.

결과론적으로 허 감독은 성적과 데이터를 무시한 투수 운용으로 패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의 투수 기용도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다음 일정인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선발 투수 기용이 그렇다. 두산전 등판이 예상되는 원태인은 두산을 상대로 통산 8전(선발 6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8.46을 기록 중이다. 반면 키움전에선 통산 4전 1승 1패 평균자책점 3.18로 강한 편이다. 원태인을 두산이 아닌 키움전에 내보냈어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라이블리의 두산 전적도 통산 4전 1승 1패 평균자책점 3.06인 점을 감안할 때, 키움전 기용은 데이터를 아예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불펜 운용이나 교체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허 감독은 라이블리가 완전히 무너져 4실점 하고도 교체하지 않았다. 타이밍을 놓쳐 또다시 베이스가 모두 채워진 후에야 심창민을 등판시켰다. 결국 2사 만루에 등판한 심창민은 안타와 볼넷으로 2점을 추가로 내줬다.

심창민의 기용도 지난 시즌 21번의 상대 득점권 기회에서 6피안타(2피홈런) 6볼넷 12실점한 데이터로 볼 때 이번 키움전 클러치 상황에서 등판을 이해할 수 없다.

올 시즌 삼성의 '가을 야구' 진출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런데 허 감독의 데이터 야구는 초반부터 거꾸로 가면서 팬들의 우려가 깊다. 선수로서도 지도자로서도 실전 경기 경험이 부족한 감독의 용병술을 바라보는 팬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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