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편(一師一便)] 책 읽는 여러분이 아름답습니다

  • 김성기 대구 세현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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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9 07:45  |  수정 2021-04-19 07:58  |  발행일 2021-04-19 제12면

"자 이제 이걸로 독서 단원은 마무리할 게요."

"선생님 벌써 끝났어요? 교과서 안 하고 계속 읽기 단원만 하면 좋겠어요."

올해는 아이들과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요즈음엔 국어 교과서에 이렇게 선생님과 아이들이 책을 한 권 정해서 읽을 수 있는 단원이 따로 있습니다. 6학년이다 보니 선생님께서 읽어주는 동화책도 참 오랜만입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좋습니다. 반 정도만 읽어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직접 읽으라고 했습니다.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아이들은 집중해서 읽습니다.

눈으로만 읽지 말고 입속말로 읽으라고 합니다. 입속말은 속삭이듯 소리는 내지 않고 입술을 움직여 책을 읽는 것입니다. 내 입을 움직여서 책을 읽으면 내 머리도 책을 읽고 내 입도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 더 실감나고 내용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 좋지만 그러면 교실이 너무 시끄러워집니다. 대신 집에서 혼자 책을 읽을 때에는 소리 내어 읽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책 읽는 것보다 동영상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동영상을 보면 그 장면을 상상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글로 읽으면 읽는 사람 기준으로 가장 실감나게 그 장면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른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입니다. 어릴 때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해야 해서 책 읽는 즐거움을 모르고 자랐기 때문일 겁니다. 요즈음 어린이들은 책보다 동영상이 더 편하고 재미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책읽기가 주는 즐거움이 분명히 있습니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 수 있고 작가의 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나면 그저 읽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친구들과 꼭 함께 소감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나의 경험도 더 풍부해지고 친구의 생각이나 느낌을 알 수 있으니 나의 생각이나 느낌도 더 넓게 펼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선생님이니 우리 아이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더 잘 알아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여러분도 책 읽는 즐거움을 알아 가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 어떤 책이든 아무 곳이든 한 번 펼쳐보는 건 어떤가요. 김성기 〈대구 세현초등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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