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교육 달빛동맹을 제안한다

  •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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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03 07:45  |  수정 2021-05-03 07:47  |  발행일 2021-05-0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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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대구 2·28민주운동'은 '대전3·8민주의거' '마산3·15민주의거' '4·19혁명'으로 가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이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으로 87년 '6월민주항쟁'으로 이어졌으며, 민주·인권·평화·통일의 정신적인 지표가 되었다. 어울러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민중에게 귀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인들에게 위대하고 아름다운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2013년 3월 빛고을 광주와 달구벌 대구는 상생을 위해 '달빛동맹'을 맺었다. 달빛동맹은 점점 확장되다가 코로나19로 대구가 가장 힘들어진 2020년에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인 일은 2020년 3월1일부터 광주시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전남대병원과 시립제2요양병원으로 이송하여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받기로 한 것은 모든 지방자치단체 중 광주시가 처음이었다. 3월9일 광주교육청은 급하게 1천만원이 넘는 성금을 모아 대구교육청에 전달했다. 그 뒤 7월2일엔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권영진 시장은 이용섭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병상 200개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장들의 달빛동맹 실천에 비하면 두 교육감들의 노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대구교육감이 더욱 그러하다. 광주교육청은 교육감이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데 비해 대구교육감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가한 적이 없다. 이런 상징적인 교류뿐 아니라 5·18기념재단과 광주교육청이 실시하는 5·18수업에 대해서 대구교육청은 안내공문을 보낸 적이 있는지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구시 역시 도긴개긴이다. 2019년 시장들은 광주228버스, 대구518버스를 운행한다고 약속했다. 광주시는 228번 버스를 마치 2·28민주운동 홍보버스로 만들어 운행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그 약속을 한지 3년이 지났지만 518번 버스에 그 어떤 설명이나 표식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달 전교조 차원에서라도 5·18수업을 권장하려고 광주교육청에 자료를 요청했다가 '짝사랑이 너무 길어요' 라는 가슴 아픈 소리를 들었다. 광주는 교육 등의 사업을 기획하면 항상 대구 몫을 따로 확보해둔다고 한다. 하지만 대구의 참여는 늘 아쉽다고 했다. 큰일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작지만 소중한 마음이 오가는 일에 대구는 너무 소홀하다. 이건 동맹이 아니라 광주의 일방적인 짝사랑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5·18학살의 책임자들이 대부분 대구출신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에 비하면 피해자 측인 광주에게 더는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5·18민주화운동에 비해 대구2·28민주운동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역사적으로 작은 일이다. 그럼에도 달빛동맹은 아랑곳하지 않고 5·18을 폄훼하는 일이 올해만 매일신문 만평과 위덕대 교수에 의해 저질러졌다. 이런 현실에서 광주의 대구에 대한 짝사랑에 비해 너무 늦었지만 광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의 달빛동맹을 촉구하면서 전교조 광주지부와 대구지부가 너무 늦었지만 '교육달빛동맹'을 맺고자 한다.
임성무〈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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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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