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용기가 필요한 일주일

  • 박재완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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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31 08:09  |  수정 2021-05-31 08:13  |  발행일 2021-05-31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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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암스트롱이 달에서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끌어모은 용기를 생각해 본다. 아니 바닥을 기어 다니다 두 다리를 딛고 일어서서 첫걸음을 내딛는 갓난아이의 그것을 생각해 본다. 그 발걸음에 지르는 환호성은 아마도 그 용기에 대한 찬사일 것이다.

이번 한 주 동안 우리 수험생들에게도 이러한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제대로 된 첫 시험이다. '제대로'라는 것은 문제의 질에 대한 평가가 아닌 응시 집단의 성격에 따른 평가이다. 3월과 4월의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재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시험이었다면 6월 평가원 모의평가는 재수생들과 반수를 계획하고 있는 일부 학생들까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대입에서 재수생과 반수생의 현실적인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응시 집단의 확대가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떨린다. 그날 시험 치는 교실에서는 손이 너무 떨려 답안 마킹에 애를 먹는 학생도 있고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답안지가 번지는 학생도 있다.

용기가 필요할 듯하다. 제대로 된 경기장에서 처음 시합을 치르는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경기장의 크기와 분위기에 위압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일 것이다. 수험생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신의 실력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바라지 말고 실수 없기만을, 지난겨울부터 쌓아온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마음이 수험생에게 요구되는 진정한 용기일 것이다. 시험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 불안해하고 욕심내려는 자신을 다독여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 이것은 시험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용기가 없으면 하기 힘든 것들이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후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주어진 결과를 부정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아가 실패의 원인을 괴롭도록 조목조목 따지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는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지 않고 실력이 모자란 것을 합리화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를 요구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발전은 현재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지금까지 수험생들이 만나보지 못했던 가장 객관적인 자료이며, 따라서 이 결과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학습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얼마나 힘들 것인지 짐작이 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필요한 일주일이 시작된다.

이렇게 두 가지 용기를 낸다고 주위 사람들이 갓난아이의 발걸음에 환호성을 지르듯 그런 환호성을 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미래의 자기 자신은 환호성과 박수로 현재의 나를 격려해 줄 것이다.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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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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