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령 운전자 1만1천여명 면허증 자진 반납...일부 노인 "서럽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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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5 17:19  |  수정 2021-06-15 17:24  |  발행일 2021-06-16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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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에 배부되는 '어르신 운전중' 스티커 대구시 제공


고령층 운전면허증 반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고령층 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운전면허증 반납이 장려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교통약자인 노인들의 '이동권'을 침해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증 반납 제도를 시행한 이후 1만1천103명(올해 4월 기준)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대중교통비(10만원 상당 교통카드)를 제공한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반납 문화 확산을 통해 관련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겠다는 취지이다.

고령 운전자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연구원의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 개선방향'을 보면, 고령 운전자는 평균속도 및 과속빈도가 낮지만 인지반응 시간이 늦어 돌발상황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반납 제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고령층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오랜 기간 운전을 해왔던 탓에 상실감도 크고, '사고 유발자'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 서운함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 이후에는 대중교통 이용도 어려워지면서 운전면허 반납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운전 경력이 40년이라는 A(83·동구 신암동)씨는 "평소 운전을 자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병원에 갈 때는 필요하다. 운전 면허증을 반납하면 이마저도 할 수 없으니 서러운 마음도 들 것 같다. 노인이라고 전부 운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B(70)씨는 "코로나 이후에 자동차는 이동수단 외에 '개인적 공간'이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운전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면 고령층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면허 반납 제도와 별도로 고령층 운전차량임을 알리는 차량 부착용 '어르신 운전 중' 스티커를 배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차량 운전자가 고령 운전자임을 주변 운전자들에게 알려 양보와 방어운전을 유도하고 있다. 고령층 교통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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