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OMR 카페를 아시나요…"영어 낱말 32~36개 1분 안에 읽기 도전 흥미진진"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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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5 07:37  |  수정 2021-07-06 09:29  |  발행일 2021-07-05 제13면
꼭 익혀야할 문장 포함 구성하면
낱말읽기 단조로움 피할 수 있어
영어 재미 느끼고 자신감 생겨나
희망가정에 활동지 등 대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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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R 활동지.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줄어듦에 따라 학력 격차를 걱정하는 부모님이 많다. 특히, 영어는 상호 의사소통이 강조되는 교과 특성상 직접 얼굴을 보며 대화하지 않고 그저 학습자 스스로 학습 동기를 찾아내 자율적으로 익힌다는 것이 타교과보다 어렵다. 이 같은 사회적·물리적 환경과 교과의 특수성을 고려한 학습자 주도 학습의 하나인 'OMR(One Minute Reading)'에 대해 알아보자.

Q: OMR 활동은 무엇인가요.

A: OMR 활동이란 주어진 낱말(평균 32~36개)을 1분 안에 음운규칙을 떠올려 읽는 것이 아니라 마치 일견어휘(sight word)나 빈출어휘 읽듯이 단숨에 한 눈에 읽어내는 '1인 읽기 도전 활동'을 말한다.

영어 교과서를 바탕으로 각 단원별로 익혀야 할 필수적인 낱말 위주로 선정한다. 중간 중간에는 꼭 익혀야 할 필수 문장도 최소한으로 포함시켜 그 표현이 저절로 익숙해지도록 구성함으로써 낱말만 읽을 때의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또한 활동지 아래에는 3학년 영어 한 단원이 보통 4차시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4회까지 도전해 본인의 기록을 적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최고 기록 갱신에 무한대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희망에 따라 4회 이상 무한 반복 읽기가 가능하다. 때문에 필수 어휘가 마치 일견어휘처럼 눈으로 보는 순간 바로 읽혀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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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학생들이 OMR 카페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 입석초등 제공〉

학생들이 영어 학습을 할 때 겪게 되는 대부분의 학습 곤란은 알파벳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영어 낱말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학습자들은 영어 시간에 진행되는 모든 놀이 활동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단위 시간 내에서의 흥미와 자신감의 향상은 물론 다음에는 좀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인 '적극적인 학습 의욕'의 지속성까지도 기대할 수 있어 기초 학력 저하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Q: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A: OMR 읽기 활동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읽고 싶을 때 언제든 그 낱말의 소리를 바로바로 정확히 들려줄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데, 공교육에서 막 영어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개인 사정에 따라 여러 가지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있다 하더라도 무료 와이파이 환경처럼 제한된 곳에서만 사용 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학습 하고자 하는 그 순간에 바로 그러한 스마트 기기들을 통해 피드백을 받기는 사실상 힘들다.

그래서 이 OMR 활동지와 함께 30초 녹음용 부저(Buzzer)를 제공한다. 학생들이 낱말에 대한 소리를 궁금해 할 때마다 수시로 눌러서 소리를 듣고 따라해 봄으로써 학습에 대한 흥미를 지속시키고 즉각적으로 오류를 교정해줌으로써 1인 읽기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동반자가 되었다.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주말을 이용해 가정으로 대여도 가능하다.

처음에는 '1분' 이라는 시간 안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선뜻 도전하기를 꺼려했던 학생들이 한두 명씩 수줍게 영어교실 문울 열고 들어서더니, 나중에는 스스로 'OMR' 홍보대사를 자처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신이 없어 도전을 꺼리는 친구들까지도 하나, 둘 함께 손을 잡고 들어오는 감동의 순간까지도 연출해주었다.

물론 OMR 1분 읽기 도전 활동만이 모든 영어 학습의 방해 요소를 제거해주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알파벳을 처음 배운 학생들이 더듬더듬 읽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며 그저 1분이라는 시간을 마냥 야속하게만 느끼며 어려움을 호소하다가 이제는 스스로의 기록 갱신에 도전해보겠다며 매일 아침 'OMR 카페 (Cafe)'를 찾아오고 있다.

입석초등의 'OMR Cafe'에는 아직도 도전을 주저하고 있는 주변 친구들에게 서로서로 가르쳐주겠다며 홍보 대사 목걸이를 목에 거는 아이, 친구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며 마침내 손에 손을 잡고 도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뿌듯해하는 아이, 다음 OMR 활동지는 또 언제 나오는지 빨리 받았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아이들의 수다로 왁자지껄 즐거움이 넘쳐난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황소라 입석초등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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