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상국(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아름다운 선물, 문화기부

  • 오상국(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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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6   |  발행일 2021-07-06 제21면   |  수정 2021-07-06 08:10

오상국
오상국(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

경기불황과 코로나19의 긴 여정은 긴장과 불안한 삶의 연속을 준다. 또한 경기둔화에 따른 기부문화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어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매년 줄어드는 국내 기부 참여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부 방식에 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변화와 창의적 발전이 움직인다는 것은 새로운 희망을 뜻하기도 한다. 경험과 공감에 기반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문화기부! 이보다 아름다운 선물이 있을까.

아름다운 선물의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대구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 메세나를 장려해 재단이 후원 매개·협력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을 하기 위한 '문화기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부금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로 사용되며, 기부자는 예술을 만나 창의성을 얻고, 예술은 기부자를 만나 안정적인 창작 활동 기반을 얻는다.

기부도 하나의 친근한 네트워크이며 문화기부 예우 프로그램의 만족도만 높여준다면 나비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문화예술 단체들은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누적되는 적자로 작품창작실현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공공지원금은 해마다 바뀌어 불안하고 민간기부금 유치는 방법을 몰라 실적을 올리기 힘든 데다 기업후원금은 경기에 민감하다 보니 유치 자체가 불투명하다.

연 대상 판매금 및 교육프로그램 수강료 등 자체 사업수입은 전체 수입의 20~30%에 불과해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현실에서 결국 결손은 단체에서 메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어떻게 문화예술단체의 자생력을 키워 예술시장 수요 공급 확대의 선순환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문예 진흥기금이나 공공지원금 등 지금까지 의존해온 실정을 바꿔 사회적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하고 예술단체 지원기관들을 유기적으로 엮어내어 재원 조성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힘을 실어야 한다.

문화가 나라의 발전에 큰 영향력을 가지듯이 문화 예술을 지키고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 기부 활성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재기부를 유치할 수 있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며 기부금 수요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철저한 교육과 모금 방법 등 실정에 맞는 기부 컨설팅 등이 필요할 것이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예술단체는 재원개발부서를 따로 두고 개인과 기업, 재단에서 지원자들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교육, 빈민, 의료, 학술 등 다양한 성격의 비영리 단체들과 경쟁해 각종 재단의 기금 및 지원금을 얻어내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술단체가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예술정책에서 예술단체의 재원 조성 활동 지원과 다양한 기부자에 대한 예우 프로그램을 고려해야 한다.

프랑스는 2003년 메세나 관련 세법을 개정해 획기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세액공제제도를 도입해 6년 만에 예술기부금이 3배로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후 대형 문화예술기관들이 메세나 전담부서를 만들어 체계적인 모금 활동에 들어가고 퐁피두센터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등은 기업체 간부 등 자원봉사자들로 메세나 전담부서를 신설해 기업의 관심사를 철저히 조사하고 기업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안해 기부금을 모집하며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대구문화재단은 앞으로 문화예술의 발전 방향을 위해 지역 문화예술 메세나를 장려해 후원 매개·협력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을 하기 위한 '문화기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기관의 비결을 살펴보고 이러한 매개 기관들과의 상호연계를 맺으며 역할분담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꾸준한 네트워킹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상호존중과 협조, 거버넌스가 뿌리내릴 토양이 마련될 수 있도록 문화적 거버넌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구문화재단이 축이 되어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오상국(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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