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아동친화도시 달서의 꿈

  •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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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3   |  발행일 2021-07-13 제21면   |  수정 2021-07-13 08:10

이태훈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아동이 "어린놈" 등으로 불리던 100여 년 전 "짓밟히고 학대받고 쓸쓸하게 자라는 어린 혼을 구원하자"라는 미션으로 소파(小波) 방정환 선생은 아동의 소중함과 인격성을 일깨우며 어린이날(1923.5.1)을 이끌어 내셨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사회는 구미 3세 아동사망사건, 용인 10세 조카 물고문 사건에서 보듯 가슴 아픈 사건들을 쉼 없이 생산하고 있다.

5월의 새순 같은 아동기에 받은 학대 상처는 평생 트라우마가 되어 일생의 질곡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사랑의 대상인 연한 순들을 소유 혹은 훈육의 대상으로만 보는 듯하다.

사랑의 보살핌 속에 아동들은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그리고 참여권 4대 기본권이 보호되고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되며 구김살 없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방향성 없는 과보호에 따른 위험성이 훈육의 엄격성을 정당화시켜 주지는 못할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달서구의 아동학대 건수는 하루 1.5건(대구시 5.1건, 2020년 기준)이 발생한다. 최근 세이브더칠드런(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아동행복도는 35개국 중 31위(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 35개국의 만 10세 기준)로 밑바닥 수준이다.

한편 달서구는 30년 전 봄날 변변한 놀이공간이 없어 도롱뇽 알을 찾아 나섰다가 일어난 '개구리 소년 사건'을 운명적 인자로 간직하고 있다. 지난해는 그 아동들을 위로라도 해주듯 와룡산 능성에 숲속 놀이터가 만들어졌고 올해는 대구시가 30주기 추모비를 건립하였다.

달서구의 아동친화적 바람은 이 슬픈 사연에서 출발하고 있다.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고 나아가 아동들에게 더 해맑은 웃음을 만들어 주자는 다짐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다. 2019년 아동친화도시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아동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아동친화도시 달서'를 위한 꿈을 명확히 했다. 그 후 조례 제정은 물론 유니세프·민간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나아가 아동권리 옹호관(옴부즈 퍼슨)을 운영하였고, 아동학대 전담팀(아동보호팀)을 신설하는 등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조치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정부로부터 아동보호체계 구축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유니세프(unicef)로부터 대구 최초로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국제기구로부터의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아동에 대한 달서구의 아픈 기억을 떨쳐내며 아동들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할 등대불이 될 것이다.

달서형아동친화도시 4개년 추진계획을 통해 달서별빛 숲속놀이터 등 3개소에 생태놀이터를 조성하였고, 아동전용시설인 달서아이꿈센터, 청소년복합시설인 청소년문화의집, 천체과학관 등이 건립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갈 재능과 권리를 가진 존재이다. 특히 아동은 단순 보호대상이 아닌 존엄과 권리의 주체로서 안전과 행복 그리고 건강한 성장을 위한 사회적 환경을 부여받아야 한다.

아동은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갈 희망이자 자산으로 사회가 아동권리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동에 대한 투자를 미래사회를 위한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

7월의 녹색햇살처럼 달서구는 더욱 심화될 놀이터 같은 아동친화정책으로 아동들의 행복한 얼굴과 꿈을 힘껏 응원할 것이다. 아동이 행복하면 분명 우리 모두의 미래도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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