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새마을단체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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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5   |  발행일 2021-07-15 제23면   |  수정 2021-07-15 07:13

경북이 아닌 다른 자치단체 공무원이나 주민은 경북 시·군 행정조직에 '새마을과'가 있는 것을 알면 이상한 것을 본 듯 웃는다. '새마을과'를 희한한 물건 보듯 하는 것은 새마을운동을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하거나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이자 여전히 세계 여러 나라에 새마을정신을 전파하고 있는 경북에서 새마을운동은 매우 친숙한 정서다.

1970년 정부 주도로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1980년 새마을운동 조직육성법이 만들어지면서 민간으로 이관된다. 2011년 이 법을 고치면서 4월22일을 국가 기념일인 '새마을의 날'로 지정했지만, 이날의 존재를 알고 있는 국민은 그리 없는 것 같다. 지금도 새마을단체뿐 아니라 새마을문고·새마을금고 등 많은 곳에서 새마을 관련 일이 진행되지만 일반 국민의 관심은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새마을운동이 마을안길 넓히기, 지붕 개량 등 농촌에서 활발히 추진된 탓에 애초에 이 운동은 도시보다는 농촌 위주라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유의 하나다.

요즘도 추석이나 휴가철이면 농촌의 도로변을 청소하거나 마을 입구를 깨끗이 치우는 역할은 늘 새마을단체 같은 봉사단체의 몫이다. 새마을지도자로 뽑히거나 새마을부녀회원이 되면 봉사가 당연한 것처럼 온갖 궂은 일에 나선다. 코로나19가 번지면서 마스크 쓰기 등의 계몽운동에도 새마을단체가 빠지지 않았다. 새마을단체가 없으면 어떻게 농촌 마을이 지탱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근 문경시 새마을부녀회가 열무김치 100통을 담가 홀로 사는 어르신 등에게 전달했다. 설날은 떡국, 여름철은 보양식, 겨울에는 김장김치 등 계절이 바뀌거나 명절이 다가오면 이 단체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데 늘 앞장선다. 고맙고 존중받아 마땅한 단체다. 한때 새마을중앙회가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일선 새마을지도자나 부녀회원들의 노고는 농촌 사회를 건전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버팀목임이 분명하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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