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우리들의 열공시대'

  •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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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9 07:44  |  수정 2021-07-26 07:50  |  발행일 2021-07-19 제12면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2021년 1학기가 마무리되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교육 현장은 바쁘게 움직였다. 전면 등교를 하며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을 지키고 방역에 노력하며 학습과 생활, 안전 등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느라 분주했다.

자신의 삶을 기념 우표로 제작하여 발표하는 말하기 수업에서 몇몇 학생들은 미래 기념 우표로 '코로나19 종료 기념 우표' '마스크 탈출 기념 우표' 등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누구보다도 힘들었을 우리 학생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커진다.

1학기를 마무리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성찰 없이 2학기 설계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학기 초 학교로 온 공문들을 살펴보면 대구 교육의 방향과 화두를 알 수 있다.

기초·기본교육, 이해 중심 교육과정 기반 수업 설계, 논·구술형 평가, 과정 중심 평가, 질문이 있는 수업, 피드백….

이 외에도 학교 현장에서 마주하고 적용해야 할 당면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생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고자 하는 것은 교사로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이자 풀기 어려운 문제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북돋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수석교사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자신의 수업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고민한다.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로서 진심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서로 배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얼마 전 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 무렵 수업과 평가에 대한 연수를 진행했다. 선생님들의 피로도를 익히 알고 공감하기에 연수 진행이 잘 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상황을 잘 안다는 것은 여러 가지에서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이번 학기에 실천하고 계신 과정 중심 수행평가 혹은 지난 평가 중에서 나누어 주실 사례가 있으신가요?"

간단한 소개 후 질문으로 입을 뗀다. 하나의 질문을 했을 뿐인데 엄청난 공유와 나눔이 일어난다. 괜한 기우였다.

각 학년의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광고 제안서 만들기, 여행지 소개 글쓰기, 감정 일기 쓰기, 말하기 대본 작성하여 상황극 발표하기, 초등학교 후배에게 중학교 생활 안내하는 글쓰기, 읽기데이와 쓰기데이 운영 등 그야말로 다양했다. 수업 과정에서 계속 피드백을 주어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평가 사례들이었다.

실생활을 반영하고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을 고려하여 수업을 설계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설계한 여러 선생님들의 수업 사례를 들으며 어떤 멋진 연주를 듣는 것보다 감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전보하여 고민이 많다는 선생님은 적용 사례를 통해 수업에 대해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우리 교사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함께 공부하며 더 큰 성장을 이루는 교직 문화, 질문과 답이 오가는 수업 나눔이 교사공동체를 만들고 전문성을 키울 것이다. 정답이 없는 길에 해답을 찾아가는 길이 힘들지만 외롭지는 않다. 함께할 구성원, 동료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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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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