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목 디스크·협착증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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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0 07:51  |  수정 2021-07-20 07:57  |  발행일 2021-07-20 제16면
안전성 인정받은 '내시경 레이저시술' 효과
증상 비슷…MRI·CT 활용 정확하게 진단해야
디스크 환자 80%는 수술없이 보존적 치료 가능
바른 자세·척추 강화운동 등 예방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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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신경은 하나의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다. 터져나온 디스크, 두꺼워진 인대, 비대해진 뼈 등의 원인으로 어느 한 부분이라도 눌리게 되면 허리나 목 통증, 팔과 다리, 어깨, 손가락 등이 당기고 저리는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한다. 특히 목 주변 척추신경은 오랜 시간 눌려 변성이 생기면 길을 가다 비틀거리기도 해 자칫 뇌졸중 같은 뇌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런 만큼 척추 질환은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목은 두꺼워진 인대 및 관절을 단면으로 보는 컴퓨터단층촬영(CT), 척추 신경과 디스크 같은 물렁한 조직이 측면에서 잘 보이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으로 정확하게 판단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목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

목 부위 척추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디스크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이다.

목 디스크 탈출증은 디스크가 퇴행성 변화 또는 갑작스러운 하중 및 외상으로 뒤쪽 섬유륜이 찢어지고 그 사이로 수핵이 터져 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한다. 이때 목 부위가 아닌 어깨나 팔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두통과 만성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목, 어깨, 손, 손가락, 팔, 가슴 등이 이유 없이 불편하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목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의 통로인 '척추관'을 신경 주변의 인대·관절 등이 두꺼워지면서 압박해 목과 어깨, 등에 저리고 무딘 불편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디스크 탈출증은 목을 뒤로 젖히면 덜 아프지만 협착증은 앞으로 숙이면 덜 아프다.

다행히 척추 디스크 환자의 80%는 약물치료, 운동 및 물리치료, 통증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수술 없이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4~6주 정도 보존적 치료를 받아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손가락·손목의 힘이 약해진 경우, 운동신경이나 감각신경이 둔해져 다리를 움직이고 걷기 어려운 경우,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온 경우에는 근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을 좋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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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

◆치료방법은

내시경을 이용한 디스크 시술은 피부를 약 0.6㎝ 정도만 절개하고 그 틈으로 젓가락으로 고구마를 찌르듯이 내시경·레이저 등 최신 기구를 삽입해 모니터 화면으로 확인하며 빠져나온 디스크 조각만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이때 사용하는 레이저는 머리카락 정도로 가늘어 뼈와 신경 사이의 좁은 공간까지 침투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정밀하다. 내시경시술은 한방향과 양방향 두 가지가 있다. 한 방향으로 접근하는 내시경 시술은 디스크가 디스크 공간 밖으로 많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적합하고, 양방향 내시경 시술은 약 0.3㎝ 구멍을 추가해 내시경과 레이저 기구를 각각 삽입하고 같은 방법으로 치료한다. 딱딱해진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치료에도 가능하다.

다만 디스크 질환은 터져 나온 디스크의 위치나 상태에 따라, 또는 디스크가 터져있는 것 외에도 뼈가 앞으로 밀려있거나 척추관 자체에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서 협착증이 동반될 경우 인대재건술이나 척추체 고정술 같은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내시경과 레이저를 이용한 디스크 치료는 안전성을 인정받아 척추질환에 널리 적용되고 있는 최신 기술로, 미국은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수술'을 표준치료로 인정하고 의료보험 적용을 시작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내시경 시술은 최대한 정상 조직을 보존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시술 시간과 회복 기간을 혁신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원도 1~2일이면 충분하고 시술 후 당일 보행이 가능하다. 거기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어 만성질환 환자나 고령의 어르신에게도 가능한 치료법이다.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에도 최근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이 가능해졌다. 환자의 피부를 1㎝ 정도로 국소 절개한 뒤 내시경을 삽입, 병변 부위를 확인한다. 그다음 두꺼워진 황색인대나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뼈의 일부 등 통증 유발 원인만을 정확하게 제거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주어 감압하는 치료이다.

대구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은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가 매우 간단하게 느껴지겠지만 좁은 공간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섬세한 기구들을 이용해서 제거하는 시술이므로 척추 내시경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숙련된 의료진에게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내시경 척추 시술은 통증 해소에만 머물지 않고 치료 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유증이나 부작용의 두려움 없이 고령의 척추 환자들도 건강한 정상생활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치료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이를 위해서는 바른 자세와 척추 강화 운동의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가장 이상적인 바른 자세는 귀와 어깨가 일직선을 이루며 고개가 바로 세워진 모습이다. 또 최소 50분에 1회는 일어나서 허리와 목을 바로 세워 걷도록 하는 게 좋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휴대용 기기는 눈높이에 맞추고, 베개는 낮은 것을 사용하는 게 좋다. 일상생활에서나 운동을 할 때 갑자기 목을 돌리는 행동이나 엎드려서 책을 읽거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박 병원장은 "이런 노력과 더불어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머리 받침대를 머리 높이에 맞춰놓아 외상을 예방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고, 튼튼한 목을 위한 운동을 통해 관련 조직을 강화해 주면 목 디스크 질환을 예방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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