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전북행' 감독도 모르게 에이스 이적시킨 포항 스틸러스에 팬들 격분

  • 최시웅
  • |
  • 입력 2021-07-20 18:42  |  수정 2021-07-21 07:54
송민규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간판 공격수 송민규(22)가 20일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포항 스틸러스 공식 SNS 캡쳐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간판 공격수 송민규(22)가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전북 구단은 20일 "포항 스틸러스 송민규를 계약 기간 4년 6개월의 조건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송민규는 2018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정규리그, FA컵 등 78경기에서 20골 10어시스트를 기록한 에이스다. 지난 시즌엔 10골과 6도움을 쌓으면서 신인상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올 시즌 포항 측면에서 빠른 드리블 돌파와 강력한 슈팅으로 7득점을 올렸다.

송민규는 현재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훈련 중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포항이 아닌 전북으로 합류한다.

그러나 김기동 포항 감독조차 팀의 에이스인 송민규 이적 사실을 공식 발표 이후에야 인지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포항 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포항 팬 카페에서는 "시즌 중 팀 주축인 송민규를 감독도 모르게 이적시킨 구단 프런트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스타 선수 한 명의 존재가 축구장을 찾는 팬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구단에서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 이유를 팬들에게 돌리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선수를 팔아치운 구단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지 않겠다"는 입장문이 오르기도 했다.

팬들이 더욱 격분하는 것은 이미 과거에도 수많은 포항 주축 선수들이 전북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2013년 포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승대가 대표적이다. 김승대는 포항 소속으로 172경기 40골 35도움을 기록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2019시즌 도중 전북으로 이적했다. 당시에도 구단 프런트가 김승대와의 재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송민규 사례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논란이 됐다.

또 김형일·신형민·손준호 등이 포항에서 활약하던 중 전북으로 이적한 바 있고, 2019~2020년 48경기를 뛰며 31골 11도움을 기록한 스타니슬라프 일류첸코도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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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가 20일 송민규 이적 논란에 대해 내놓은 입장문. 포항 스틸러스 공식 SNS 캡쳐

논란이 커지자 포항 구단도 대응에 나섰다.
포항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송민규 선수의 의지를 존중했다. 이번 이적을 통해 재정적 어려움을 줄이고 원활한 선수단 운영을 도모하고자 한다"면서 "시기의 긴급성으로 인해 김기동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과 충분한 조율 없이 이적을 추진했다. 향후 이적 프로세스를 개선해 사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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