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일선 署, '경찰의 꽃' 형사 인력난 심각… '기피 부서'로 전락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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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4 09:21  |  수정 2021-07-24 09:21  |  발행일 2021-07-24
형사 수당 체계 차별화 통한 인력 충원 대안 및 승진 등 인센티브 마련 시급


경북지역 일선 경찰서가 '형사 인력난'에 빠졌다. 강력사건을 다루는 형사 특성상 주·야간 당직과 잦은 비상 대기 등으로 인해 언젠가부터 '기피 부서'가 됐기 때문이다.

안동경찰서 형사과는 최근 휴직·인사 등으로 발생한 결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일부 베테랑 형사들이 과거 근무했던 인연 등을 앞세워 부족한 인원을 채워보려고 안간힘을 쏟았으나, 업무 부담 등으로 인해 손사래를 치는 사례만 늘었다.

형사는 한 때 '경찰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각광 받았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꿈꾸는 매력적인 직업이기도 했다. 하지만 잦은 출동과 대기, 강력 사건 등을 다루면서 경찰들 사이에서도 매력을 잃고 있다. 승진 기회 등에서 상대적으로 타 부서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는 여건 때문. 최근에는 삶의 질을 중요시 하는 MZ세대가 경찰에 입직한 것도 개인적 여유가 부족한 형사 직군의 매력이 떨어진 이유다.

이미 지역의 일선 경찰서 형사과는 4~50대 베테랑 형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상당수도 지구대·파출소 등 타 부서 근무를 희망하지만, 공백을 메워줄 자원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근무하고 있다.

지역의 한 베테랑 형사는 "이젠 체력이 떨어져 형사과 근무를 그만하고 싶지만, 지원하는 후배들이 없어 고민"이라며 "신임 순경을 우여곡절 끝에 형사과로 모셔와도 불과 1~2년이면 의무 복무를 해야하는 기동대로 옮겨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게 일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형사 수당 체계를 차별화하는 등 인원 충원을 위한 획기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승진 등에서 인센티브 등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10년차를 기준으로 하면 각종 근무 수당 등을 포함해 형사과에 근무하는 것이 지구대 직원보다 20만원 정도 월 급여가 많다"며 "형사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도 여유롭고, 승진 시험 등에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지구대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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