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2관왕 양궁 김제덕을 발굴하고 키운 사람들...주위에 누가 있나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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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6 21:01  |  수정 2021-07-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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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용궁초등 윤종구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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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고 황효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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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덕 선수가 이상연 회장에게 보낸 카톡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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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경한코리아 회장


"제덕이가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습니다!"


윤종구 예천 용궁초등 교감이 도쿄 올림픽 우리나라 첫 금메달을 선사한 김제덕 선수를 떠올리며 한 첫마디다.


김제덕 선수가 예천초등 3학년이었던 시절 예천초등 양궁부 감독을 맡았던 윤 교감은 어린 소년을 세계적인 양궁선수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발굴한 장본인이다. 그는 "3학년 체육수업 시간에 키가 큰 것도 아니지만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승부 근성이 남달랐다"고 제덕군을 회상했다.


윤 교감은 "제덕이는 4학년 동계훈련 때 전국에서 양궁을 제일 잘 하는 학교를 다니며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동계훈련에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전국소년체전에서 1점 차로 은메달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6학년 때는 그랜드슬램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 제덕이가 국가대표가 되기까지는 처음부터 가르쳤던 예천초등 양궁부 양은영 코치의 힘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양 코치는 제덕이의 스타일에 맞도록 맞춤지도와 함께 엄마의 역할을 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앞으로 승승장구도 중요하지만 제덕이가 초심을 잃지 않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제덕 선수를 키운 또 다른 사람은 경북일고 황효진 코치다.


황 코치는 양궁 혼성 금메달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 주저 않으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황 코치는 "제덕이는 경기에 나가면 매 순간 즐기며 경기를 지배해왔다"면서 "힘들게 올라 온 만큼 부담도 많았을 텐데 잘 이겨내 목에 건 금메달은 당연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제덕이는 어릴 적부터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고 정신력이 강해서인지 자신만의 루틴을 잃지 않는 그런 선수"라고 덧붙였다.


황 코치는 "제덕이는 새로운 장비가 생기면 금세 장비의 장·단점을 파악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습득력이 뛰어났다"며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에서 포커페이스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제덕이는 항상 '화이팅'이 넘치고, 다소 기록이 저조해도 낙담하거나 기죽는 법이 없는 긍정의 아이콘을 갖춘 훌륭한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발 한발 시위를 당길 때 마다 자신감이 붙어 있는 모습과 슈팅 자세를 보면서 금메달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2 답지 않은 제덕이의 대견스러운 모습은 동료 선후배들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다"며 "시합을 마치고 돌아오면 힘껏 끌어안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궁으로 입문시키고 갈고 닦은 바탕에 윤 교감과 황 코치가 있었다면 물질적·정신적인 면에서는 예천군 호명면 출신의 기업인인 이상연 경한코리아 회장이 든든하게 뒷받침해줬다.
김제덕 선수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꼬마 녀석이 얼마나 반듯하게 자랐는지 모르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회장과 제덕군의 인연은 초등학교 시절로 올라간다. 제덕군의 어려운 가정 형편을 알고 좌절하지 않도록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 후원을 자처하면서다.


이 회장은 "제덕이가 국가대표가 됐다며 보낸 카카오톡 문자를 보며 이젠 됐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제덕이가 '그동안 지원과 격려, 응원해줘 감사하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어 국가대표가 됐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배울게 많고 알아갈 것도 많은 저를 항상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걸음 꿈을 향해 올라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며 소개했다.


그는 "제덕이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약속한 만큼 앞으로도 제덕이와 한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덕이가 앞으로 실업팀이 아니라 대학에 진학하길 바란다"고 했다. "제덕이가 금메달 리스트로 끝나지 않고 후배를 양성할 수 있는 교수가 되어 예천을 넘어 경북, 대한민국, 전 세계 양궁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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