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사회 과목 재미있게 공부하기…"우리 고장의 옛이야기를 지도로 만들어 보세요"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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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9 07:52  |  수정 2021-08-09 07:53  |  발행일 2021-08-0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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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봉덕초등 3학년 학생이 사회 수업 시간에 대구 남구의 옛이야기에서 고장의 변화 모습을 찾고 있다.〈대구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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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만든 대구 남구의 옛이야기 지도. 〈대구시교육청 제공〉

사회 과목은 분야도 다양하고, 암기 과목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아이들이 공부하기 꺼려한다. 하지만 사회 과목은 우리가 살아가는, 앞으로 살아갈 사회를 보는 눈을 길러주는 중요한 과목이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를 왜 배워야 하는지, 사회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는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사회는 왜 배우나요.

A: 사회과는 학생들에게 사회현상의 숨은 의미들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교과입니다. 사회과는 역사, 지리, 정치, 사회, 문화 인류 등의 영역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 영역들은 고유한 핵심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핵심 개념을 프리즘으로 하여 세상의 숨은 의미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안목을 길러주는 교과가 사회과입니다. 즉,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사회를 배우는 이유입니다.

3학년 1학기 '사회과 2. 우리가 알아보는 고장 이야기' 단원을 예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 단원에서는 우리 고장의 옛이야기를 배웁니다. 제가 들려드리는 옛이야기를 통해 어떤 안목을 길러야 할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가 속해 있는 남구의 안지랑골은 옛날에는 맑은 계곡물이 흘러 계곡에 앉아서 물을 맞으며 놀고 피부병이 있는 사람들이 와서 몸을 씻던 곳이었는데, 현재는 안지랑 곱창 골목으로 변하여 곱창을 요리하는 음식점 47곳이 모여있습니다. 지금의 영남이공대와 영남대 의과대학 부속병원 일대는 작은 산이었으며 '긴등골'로 불리웠습니다. 소개한 옛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은 고장의 모습에 대해 무엇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할까요? 바로 '변화' 입니다. 학생들이 수업 후에 "우리 고장 옛이야기를 보면 우리 고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어"라고 하거나 "우리 고장의 안지랑골은 옛날에는 계곡이었는데 지금은 곱창 골목으로 변했어"라고 한다면 '변화'라는 눈으로 고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나아가 '변화'라는 안목으로 지역·나라·세계의 모습까지 살펴보게 된다면 안목이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상의 많은 사실적 지식들이 '변화'라는 안목을 중심으로 정리가 됩니다. 그러면 사실적 지식이 아무리 많아져도 혼란스럽지가 않게 됩니다. 사실적 지식을 외우는 것이 사회 공부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사회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합니다.


사회과목 역사·지리·정치 등 구성
각 영역 숨은 의미 발견하고 해석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줘

고장의 과거·현재 자료 찾아낸 후
변화된 모습 그림 통해 설명해보면
단순암기 아닌 진짜 지식으로 남아



Q: 사회 과목을 잘 하는 방법은.

A: 사회 공부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안목을 기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사회 공부를 잘 하려면 안목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를 알면 되겠지요? 안목은 탐구를 통해 길러지는데 사회 탐구의 가장 기본은 자료 읽기, 자료 조작하기, 자료 해석하기입니다.

그럼 어떻게 자료를 읽고, 조작하고, 해석하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3학년 학생들에게 우리 고장의 옛이야기를 읽으라고 하면 글자만 읽지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아내지 못합니다. 우리 고장의 옛이야기를 읽으면서 옛날과 오늘날의 모습에 해당하는 낱말이나 문장을 찾아 옛날을 나타내는 것은 빨간색, 오늘날을 나타내는 것에는 파란색으로 칠하면서 읽으라고 하면 의미를 찾아내는 자료 읽기가 가능해집니다. 빨간색, 파란색으로 칠하기가 자료 조작에 해당합니다. 안지랑골 이야기에서는 맑은 계곡은 빨간색, 곱창 골목은 파란색으로 칠하는 부분이 됩니다. 자료 조작하며 읽기가 되었다면 찾아낸 자료를 이용하여 옛이야기 지도를 만들면서 공간과 시간을 연결합니다. 옛이야기 지도는 안지랑골의 변화 모습을 붙임딱지에 적고 안지랑골 위치에 붙임딱지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우리는 시간이 중첩된 공간 속에 살고 그 속에서 새로운 시간 속 공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옛이야기 지도 만들기는 공간 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해 줍니다. 옛이야기 지도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여 친구들에게 고장의 변화 모습을 설명하도록 합니다. 그렇게 학생들은 고장을 '변화'라는 안목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진짜 자기 지식으로 만들게 됩니다.

Q: 재미있게 사회 공부를 하려면.

A: 아이들이 몰입하고 재미있어하는 순간은 언제이던가요? 무언가를 자르고, 무언가를 만들고, 무언가를 그릴 때입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일방적으로 듣기만 할 경우 5분을 넘지 못하는 집중 시간이 만들기를 하거나 그림을 그릴 때는 1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사회 공부도 자르고, 만들고, 그리면 재미있어집니다. 앞서 우리 고장 옛이야기 지도 만들기처럼 탐구 과정 속에 만들기를 넣는 방식으로요.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탐구가 빠진 만들기는 재미있었다로 끝나고 정작 배운 것은 하나도 없게 됩니다. 따라서 그냥 문화재를 만들어 본다거나, 우리 나라 지도를 그냥 그려보는 것은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안목을 키워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탐구 과정 속에 자르고, 만들고, 그려보기를 접목시킬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고장 대구 지도를 책상 위에 펼칩니다. 책상 크기의 큰 지도라면 더 좋겠습니다. 사인펜이나 형광펜으로 대구의 주요 도로를 지도에서 찾아 주황색으로 칠합니다. 이번에는 대구의 주요 산업단지를 찾아 파란색으로 칠합니다. 그러면 주요 산업 단지가 금호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때 대구의 산업단지가 어떤 곳에 위치해 있는지, 왜 강을 따라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이때도 답을 가르쳐주기보다는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대화를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김미영 대구봉덕초등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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