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구미엔 투자 끊고 파주엔 3조3천억 투자

  • 백종현
  • |
  • 입력 2021-08-19 07:09  |  수정 2021-08-19 10:11  |  발행일 2021-08-19 제1면
파주 중소형 OLED 시장공략 내세워 설비 구축 2024년 가동
구미사업장은 투자 끊긴 채 매각 등 뒤숭숭…"우린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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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 전경(영남일보 DB)
LG디스플레이가 빈 공장이 수두룩한 구미사업장은 방치한 채 수도권에만 이른바 '통 큰 투자'를 집중해 구미지역 경제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세계시장 공략을 명목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파주 사업장에 총 3조3천억원을 투자해 6세대(1천500㎜×1천850㎜) OLED 생산설비를 구축한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반도체 소자를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주로 사용된다. 최근엔 노트북·모니터 등 디스플레이로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 등에 사용되는 대형 OLED 시장에선 독보적 위치에 올랐으나 중소형 OLED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입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수도권에만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대규모 투자가 끊어진 구미사업장은 2~3년 전부터 매각 및 이전설만 나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소형 LCD를 생산하다 가동이 중단된 구미사업장 P2·3공장 15만㎡를 지난해부터 매물로 내놨지만 아직 마땅한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2천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칠곡군 석적읍의 나래원 기숙사(4개 동, 1천234호실 규모)를 한 건설업체에 매각했다. 또 지난해 구미사업장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LG디스플레이 비산복지관을 포함한 러닝센터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으나 역시 수요자가 없어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런 상황을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하는 구미 경제계와 시민들은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경제계는 LG디스플레이의 구미 투자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구미 경제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 자산 매각 등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파주사업장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지방을 버리는 처사다. 지역 정치·경제계, 학계, 경북도, 구미시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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