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여성 요실금 바로알기…부끄럽다고 쉬쉬하면 골반장기탈출증 올 수도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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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31 07:56  |  수정 2021-08-31 08:06  |  발행일 2021-08-31 제17면
전체 여성 50%가 경험…비만·나이·출산 등 원인
복압성·절박성·범람성 등 해당 유형 구분 중요
체중조절·케겔운동·방광훈련·수술적 치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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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무거운 것을 들 때, 운동할 때 심지어 웃을 때 소변이 찔끔 새어 나온다면 더 이상 쉬쉬해서는 안 된다.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65세 이상 여성의 절반가량이 살면서 요실금을 경험할 정도다. 하지만 부끄럽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만성으로 진행되면 질염이나 노화에 따른 이완이 심해져 나중에는 골반장기탈출증이 되기도 한다.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치료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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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파티마병원 김연주 과장



◆비만, 나이, 출산경험이 요실금 위험요인

요실금은 원하지 않을 때 소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현재 전체 여성의 50%가 요실금을 경험하고 있고, 10~20% 환자는 소변 누출이 심해 삶의 질이 떨어질 정도다.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아지게 되지만, 20세 이상 임신하지 않은 여성의 10~17% 정도도 요실금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요실금의 위험요인 중 첫번째는 '비만'이다. 비만일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요실금 확률이 3배 높다. 체중감소 후에는 소변이 새는 증상인 복압성 요실금이 개선되고, 복부 수술 등으로 체중이 줄게 되는 경우는 요실금이 50% 이상 감소됐다.

그다음 위험요소는 '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과 중증도가 증가해 35세 미만에서는 3%였던 유병률이 60세 이상이면 38%까지 증가한다. 또 요양원에서 거주 중인 여성분들은 77%까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출산경험'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다산인 환자분들은 요실금과 골반장기탈출 위험도도 올라가고, '가족력'도 연관성이 있다. 그 외에도 흡연, 카페인 섭취, 당뇨, 뇌졸중, 우울증, 폐경, 자궁 적출술, 방사선 치료, 치매 등도 요실금과 관련 있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절박성 △혼합성 △범람성 요실금 4가지로 구분된다. 복압성 요실금은 배의 압력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기침, 재채기, 웃음이나 운동을 할 때 새는 경우를 말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화장실에 갈 때까지 참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우, 혼합성 요실금은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의 증상이 같이 발생하는 경우, 범람성 요실금은 방광 안에 소변이 과도하게 차고 비워지지 못해 소변 누출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런 요실금은 어떻게 검사할까. 가장 먼저 현재 상태가 어떤지 병력을 듣게 된다. 어떤 종류의 요실금인지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발생 시기, 배뇨 패턴,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한 다음에 치료방침을 정하게 된다.

병원에 가기 전 집에서 간단하게 스스로 질문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운동, 기침, 재채기, 등산 시 증상 발생 유무다. 이 경우는 복압성 요실금에 가깝다. 두 번째는 소변을 보고 싶다고 느낄 때 굉장히 급하거나 화장실 도착할 때까지 참을 수가 없는 경우다. 이는 절박성 요실금이다. 세 번째, 운동이나 급한 느낌이 없이 소변이 새는 경우인데, 이는 범람성 요실금이다. 만약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우가 비슷한 비율로 동시에 발생한다면 혼합성 요실금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런 부분들을 확인한 다음 '전신 증상'을 점검한다. 현재 열이 나고 있는지, 통증이 있는지를 확인해 요로감염이 동반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약물 중에도 요실금을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진통제나 진정제, 자율신경 억제제, 심장약, 향정신성의약품, 골격계 이완제 등을 복용 중인지 확인한다.

◆요실금 치료 방법

복압성 요실금은 첫 번째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치료 방법 중 하나가 체중 조절이다. 이를 통해 복압이 줄어들게 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수술적 치료다. 요도의 과이동성, 내인성 괄약근을 보조하기 위해 요도에 슬링을 집어넣는 중부 요도 슬링 수술이다. 수술하고 나면 완치 및 호전 비율이 90%까지로 보고돼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골반저 근육 운동인 케겔 운동과 방광 훈련, 생활습관의 교정, 약물치료, 방광 내 보톡스 주입술과 같은 치료 방법들을 선택하게 된다. 골반저 근육 운동인 케겔 운동은 다리나 허벅지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소변을 참을 때의 느낌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질이 조여지도록 할 때 쓰는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케겔 운동의 운동 방법은 수축기와 유지기, 휴식기로 나눌 수 있는데 수축기는 골반 근육의 힘주는 과정이고, 유지기는 8~10초간 근육을 수축한 상태에서 유지하는 것을 말하고, 휴식기는 골반저 근육을 완전히 이완시켜서 힘을 빼는 과정이다. 운동 빈도 및 지속 기간은 한 번 운동할 때마다 8~12회 정도를 하루에 세 번 하는 것이 좋고 15~20주 이상 지나야 효과가 있는 만큼 꾸준히 해야 한다. 또 방광 훈련은 소변을 참는 것이다. 간격 중 가장 짧은 간격으로 소변보고 싶은 마음이 없어도 소변을 본 것으로 하고 예정된 시간에 도달하기 전에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오면 다른 일에 집중하고 휴식해서 그 시간까지 조금씩 견디는 것이다. 다음은 약물치료다. 약물의 종류는 경구제 또는 질정이 있다. 경구제는 방광에 직접적으로 작용해서 방광을 조금 안정시키는 약물을 사용하게 되고 여성 호르몬이 포함된 질정은 직접적으로 방광을 조절하진 않지만 폐경 후의 여성들은 질이 위축되면서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적인 요법으로 같이 시행하고 있다.

혼합성 요실금은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을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탓에 순차적으로 치료하거나 동시에 치료한다. 범람성 요실금이 방광 출구 폐색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는 골반장기탈출, 요도 협착, 요도 종양 등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는 각 질환에 대한 치료를 해야 한다.

요실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요실금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 구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집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시행하더라도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스스로 내린 진단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내원하여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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