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속 이슬람사원 공존의 길 없나]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 "테러리스트라는 말까지 들어...차별·혐오 멈춰달라"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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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31  |  수정 2021-09-01 16:06  |  발행일 2021-08-31 제10면
민주화교수협 박충환 의장 "대구 대현동 사원 건축 문제가 인종차별로 변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북구청은 혐오와 차별에 대한 반대를 선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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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구 북구청 앞에서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경북대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등 단체와 무슬림 유학생이 기자회견을 열고 혐오·차별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지역 인권단체와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이 이슬람교도를 향한 혐오·차별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경북대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등은 30일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청은 이슬람 유학생에게 가해진 혐오·차별에 대한 반대를 선언하라"고 주장했다.
경북대에 온 무슬림 유학생들은 차별·혐오 발언 탓에 마음에 상처를 입고, 연구와 학업에 몰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출신의 무아즈 라작(경북대 IT대학 컴퓨터학부 박사과정)씨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슬람교도 전체를 모욕하는 집회와 전단지·현수막 탓에 아이들까지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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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구 북구청 앞에서 경북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무슬림 유학생 무아즈 라작씨가 최근 겪은 혐오·차별 경험을 전하고 있다.
박충환 경북대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의장은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처음 제기했던 소음과 냄새 문제는 온데간데없고 인종차별로 변질됐다"며 "이슬람교도와 그들의 문화에 대한 혐오·차별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박래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북구청이 외국인 이웃을 멸시하는 주민의 행동을 막았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건축을 중단시킨 북구청이 혐오 세력에 힘을 실어준 꼴"이라며 "북구청은 이슬람교도에게 사과하고 다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중재를 위한 간담회를 여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을 했다"며 "건축주와 반대 주민의 첨예한 갈등상황에서 어느 한쪽에 대한 사과나 입장표명 등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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